지난 4일자로 매일신문 경북본사장으로 발령받았다. 31년 동안 신문사에 근무하면서 대구를 벗어난 일이 없었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학창 시절을 보낸 세월까지 합치면 55년간 타지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백면서생이다. 글만 읽어 세상 물정에 어둡고 경험이 없는 사람이 낯선 곳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여행과 생에 있어 대부분 길은 초행길이다. 잘 모르는 길은 두렵지만, 그만큼 새롭고 재미있다. 또한 초행길에서 다지는 '초심'은 그만큼 순수하고 겸손하다.
경북 본사가 있는 지역 4명의 초선 기초단체장들도 초심을 가지고 새로운 길에 나섰다. 권기창 안동시장, 박남서 영주시장, 김진열 군위군수, 박현국 봉화군수가 그들이다. 민선 8기 지방정부를 이끌면서 저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앞으로 4년간 각자의 지역에서 선거기간 내건 공약과 정책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초선 단체장들은 취임식에서 지역발전의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며 순수한 열정과 비전을 쏟아냈다. 특히 출발부터 예전과 차별화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정치꾼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인으로 자치단체장 모델이 되어 역사에 평가받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전진 또 전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오직 영주발전, 시민행복 그 한 길만 묵묵히 걸어가는 시민의 시장, 청렴을 목숨같이 여기고, 투명하고 올바른 시정으로 시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민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아름다운 변화, 행복한 군위'를 만들어 대구경북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정체돼 있는 봉화발전을 위한 참신한 정책을 추진해 1조 원 소득의 희망찬 봉화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초선 단체장들은 한결같이 "변화의 혁신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또한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초심을 밝혔다. 이제 막 닻을 올린 민선 8기가 시민과 한 약속을 4년간 얼마나 지켜 나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혁신과 변화는 매번 외쳐졌지만, 매번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4년은 짧지만, 큰 변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취임초 으레껏 하는 말잔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이 자주 써서 가벼워진 말 '초심'이 되어서도 안 된다.
초행길에 나선 단체장들의 성공 여부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소외와 낙후로 인한 지방 소멸, 지속적인 인구 감소, 점점 더 팍팍해진 지역경제를 극복하는 길이 주민들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공급망 위기와 원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인 경제 상황은 물론 국내외 모든 여건이 좋지 않다. 첫 출발을 시작한 민선 8기 단체장들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단체장들이 취임사에 담은 메시지를 실천에 옮기고, 초심을 잊지 않는다면 4년 뒤에는 더 큰 그림과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다시 한번 초선 단체장들에게 당선을 위해 온 힘을 쏟았던 초심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아주길 당부한다. 필자도 새로운 길에서 다진 초심을 잊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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