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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 위기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관리 대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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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충격이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뒤흔들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만 35%에 달하는 등 경제와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중동의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 파생(派生)되는 화학 원료와 산업 가스가 반도체 공정의 필수 재료라는 사실이다. 특히 반도체 노광(露光) 장비 냉각과 공정 유지에 쓰이는 산업 가스인 헬륨은 상당량이 카타르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온다. 그런데 최근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시설이 멈추면서 세계 헬륨 공급의 3분의 1이 흔들리고 있다. 앞서 지정학적 충격이 반도체 공급망을 흔든 사례들은 이미 많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반도체 레이저 공정에 쓰이는 네온 가스 공급이 급감했고, 2019년 일본의 소재(素材) 수출 규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취약한 소재 구조를 그대로 드러냈다. 물론 중동 전쟁으로 당장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헬륨 가스 비축량이 다소 우려스럽지만 반도체 기업들은 산업 가스와 화학 원료를 일정 수준 재고로 확보했고 공급선도 일부 다변화돼 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공급망 충격은 가격 상승과 운송 차질을 거쳐 반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정부는 석유와 가스 비축 등 에너지 안보 대책을 강조하지만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화학 원료와 산업 가스 공급망에 대한 전략적 관리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첨단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보이지 않는 기초 공급망의 안정성 위에 유지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선 한국이 고민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산업이 아니라 에너지와 화학, 물류가 얽힌 거대한 공급망 산업이다. 중동 전쟁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취약한 연결고리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가 흔들리면 내수 침체에다 고물가·고환율 속에 근근이 버티는 국가 경제가 위태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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