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 지원 시설인 대구 해바라기센터가 좁은 공간과 부족한 근무자로 신음하고 있다. 대구 센터는 전국에서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지만 24시간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은 대구의료원 단 한 곳으로 만성적인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3일 오후 방문한 대구의료원 해바라기센터에는 3명의 근무인력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센터 이용자들의 안내와 전화 상담이 쉴 틈 없이 이뤄졌고, 센터를 방문한 이용자는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안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구 해바라기센터는 몰려드는 이용자를 감당할 수 없어 지난해 간호사와 경찰관 각 1명씩을 추가로 배치했지만 여전히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센터 근무 인력은 모두 18명으로 1인당 하루 평균 5.5건의 상담을 맡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천95명의 성범죄 피해자들이 대구 해바라기센터를 찾았다. 이는 전년도(772명)보다 41.8% 증가한 수치다. 대구 센터는 올해도 9월까지 754명이 이용하며 단일 센터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을 기록하고 있다.
이은정 대구 해바라기센터 부소장은 "이토록 높은 이용률을 대구의료원 해바라기 센터 한 곳이 감당하기는 벅차다"라며 "공간도 부족해 인력이 충원되어도 업무량을 모두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병원 측에 공간 증설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경북대병원에도 해바라기센터가 있지만 경북대병원은 미성년자 성범죄 피해자만 상담하는 아동형 해바라기센터다. 성범죄 피해자와 가족이 24시간 머물면서 이용할 수 있는 위기지원형 시설인 대구의료원과는 차이가 있다.
센터 관계자들은 대구의료원과 경북대병원의 기능을 모두 포함한 통합형 해바라기 센터 신설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통합형은 상담과 치료뿐만 아니라 조사, 법률서비스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전국 해바라기센터는 통합형 17곳, 위기지원형 15곳, 아동형 7곳으로 모두 39곳이다. 대다수의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은 통합형으로 꼽힌다.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박동균 상임위원은 "데이트 폭력이나 성폭력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통합형 시설이 실질적으로 피해자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며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위해 원스톱 지원이 절실한데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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