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떠난 벤투 "2026년 월드컵 이끄는 장기 프로젝트 원했는데 계약기간 이견"

포르투갈 매체와 인터뷰서 "한국 선수들 프로 정신 남달라…팬들 성원에 떠나기 어려웠어"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마중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마중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와 동행하지 않기로 한 이유로 '계약기간'을 꼽았다.

벤투 전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협상 끝에 결별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벤투 전 감독은 "첫 번째 대화를 나눴던 4월, 협회 측은 우리와 계속 동행하기를 원했다. 9월 (대화에서는) 계약 기간을 둘러싼 입장차가 있었다"며 "월드컵 전 계약 연장과 관련, 협회 측이 한 번 더 접근했다. 나도 생각을 해봤지만, 월드컵이 끝나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계약기간을 둘러싼 입장차에 그가 월드컵 전 한국 축구와 결별을 굳혔다는 소식은 앞서 협회 측도 확인한 내용이다. 협회에 따르면 벤투 전 감독은 4년 뒤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지만 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벤투 전 감독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한 번 더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고 봤다. 그게 내가 협회 측에 전한 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이 작업을 계속할 최선의 방법을 찾지 못한 것 뿐이다. 9월에 옳다고 생각한 대로 결심해 12월에 이를 확인했다"고 했다.

벤투 전 감독은 "희생할 줄 아는 남다른 프로 정신을 가진 선수들을 알게 됐다. 항상 팀을 생각하는 이들이었다"며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한국 국가대표팀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벤투 전 감독은 "2018년 시작한 이 여정에는 기술 부문 조직과 실무진 간 공감이 있었다. 우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요소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4년 4개월 동안 한국인들은 엄청난 존경과 애정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팬들의 성원에 떠나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떠나는 날 팬들이 공항에 와서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 장면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뭉클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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