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국민의힘 상임고문)이 18일 나경원 전 의원과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가리키는듯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를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29분쯤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은 참 좋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창부수는 남편이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따른다는 뜻으로, 화목하고 잘 화합하는 부부를 가리킨다.
이어진 글에서 홍준표 시장은 "그런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더구나 각자의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 자리도 벅찬 것을 부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다는 것은, 미국 클린턴 부부(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라면 탁월한 사람들이었고 윤리 의식이 다르니 이해할 수가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요즘 벌어지고 있다"고 글을 마쳤다.

▶이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고 국민의힘 당 대표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호사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일명 '김재호 판사 대법관 예정설'을 가리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홍준표 시장은 나경원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한마디로 대통령 다음이라고 볼 수 있는 여당 대표를, 김재호 부장판사는 사법부 수뇌부를 구성하는 대법관을 각각 노리고 있다고 비판한 맥락이다.
'김재호 판사 대법관 예정설'은 보수 인사인 전원책 변호사가 지난 10일 나경원 전 의원이 해당 부위원장직 사의를 밝혔고 이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의 표명을 들은 바 없다"고 한 다음 날이었던 11일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언급한 바 있다.

전원책 변호사는 당시 대통령실 반응을 두고 "한마디로 출마하지 말라, 이거 아닌가? 당 대표 (선거) 나오지 말라?"라는 진행자 질문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금 입장이 정말 곤란할 것이다. 퇴로가 꽉 막혀 있다. 이게(당 대표 출마) 사실 오랫동안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본인이 나간다, 안 나간다, 이것만 딱 결정하면 되는 건데, 이 과정에서 온갖 말이 다 나왔다"면서 "남편 김재호 판사의 대법관 예정설까지 나왔다. 약정설까지 나왔다. 약정은 아니고 예정설이라고 하는 게 옳겠다. 그런 말까지 나왔다. 이러니까 본인에게는 계속해서 장애물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실 입장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나경원과는 정말 너무 멀어도 안 되고 가까워도 안 되는 그런 묘한 관계 아니었겠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평소에도 잘 알고 있는 분이었으니까. 그런데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시켰을 때에는, 그게 하필이면 대통령이 위원장이다. 그리고 부위원장이지만 장관급이다. 그런데 시켰을 때는 '당 대표는 좀 참으시고 다음 기회를 보시고 조금 기다려 달라', 아마 그런 보이지 않는 어떤 말이 있었던 것으로 제 눈에는 보인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판사 출신 나경원 전 의원, 그리고 현직 판사인 김재호 부장판사는 모두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9학번, 나경원 전 의원과 김재호 부장판사는 82학번이다.
사법연수원 기수 순서는 이렇다. 김재호 부장판사가 21기, 사법시험 '9수'를 한 윤석열 대통령이 23기, 나경원 전 의원이 24기.
참고로 검사 출신 홍준표 시장은 고려대 법대 72학번으로,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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