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IN] 전국체전 4강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대구시청 세팍타크로팀

배구와 경기 규칙 비슷한데 오롯이 발 이용 '발 배구' 애칭
창단 6년차 실업팀…올해 외국인 코치 선임 등 대폭 변화
태국 출신 건 코치 "올해 목표는 전국체전 4강 진출"

31일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 힘찬동에서 대구시 세팍타그로팀의 서정인(왼쪽) 선수와, 신추광 플레잉 코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31일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 힘찬동에서 대구시 세팍타그로팀의 서정인(왼쪽) 선수와, 신추광 플레잉 코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네트를 넘었다. 침착하게 공을 응시하던 선수는 별안간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더니, 날렵한 발차기로 공을 때렸다. 화려한 움직임에 좀처럼 입을 다물기 어려웠다. 축구의 '바이시클 킥'이 떠오르는 이 기술은 세팍타크로의 공격 방식인 '롤링 킥'이다. 쉴 새 없이 공중을 날아다니며 공을 쏘아대는 모습이 마치 만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다.

현란한 발기술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이들은 바로 대구시청 세팍타크로팀 선수들이다. 창단 6년차에 접어든 대구시청 세팍타크로팀은 아직은 '미생'의 팀이지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팍타크로는 말레이시아어로 '차다'는 뜻의 '세팍'과 태국어로 '공'을 뜻하는 '타크로'의 합성어다.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서로 종주국을 자처하지만, 최근 남녀 모두 태국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이름은 알려졌지만, 여전히 비인기종목으로 꼽힌다.

배구와 경기 방식이 비슷하고 오롯이 발로만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발 배구'로도 불린다. 경기장을 가르는 네트 그물은 배드민턴 종목에서 사용하는 규격과 똑같고, 높이도 1m 55cm로 동일하다. 또한 배구처럼 3번 내 발 터치로 상대 진영에 공을 넘겨야 한다.

배구와 다른 점도 있다. 배구는 한 선수가 2번 연속 터치를 못 하는 반면, 세팍타크로에서는 한 선수가 연속 3번의 터치가 가능하다.

경기 방식은 3명이 하는 '레구'와 '쿼드(4인조)', '더블(2인조)' 경기 등이 있다. 선수들의 포지션은 공격수인 '킬러'와 수비수 '피더', 서브를 넣는 '테콩'으로 나뉜다.

31일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 힘찬동에서 대구시 세팍타그로팀원들이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신추광 플레잉 코치(킬러), 천동령 선수(테콩), 박정현 선수(테콩), 건(Kern) 코치, 서정인 선수(킬러), 오대양 선수(피더).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31일 대구시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 힘찬동에서 대구시 세팍타그로팀원들이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신추광 플레잉 코치(킬러), 천동령 선수(테콩), 박정현 선수(테콩), 건(Kern) 코치, 서정인 선수(킬러), 오대양 선수(피더).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2018년 창단한 대구시청 세팍타크로팀은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팀은 아니다. 지난해 시도대항 남녀 세팍타크로 대회에서는 준우승, 전국남녀종별 대회에선 3등을 거두긴 했지만, 전국체육대회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진 못 했다. 지난 대회에선 8강에서 무릎을 꿇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에 대구시청 세팍타크로팀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변화에 나섰다. 선수진과 코치진 모두 새 피를 수혈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구지역 직장운동경기부 처음으로 외국인 코치를 선임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팀에 합류한 태국 출신의 쑤크리 품싹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는 '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 2013년 김천중앙고 코치직을 시작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건 코치는 "김천중앙고에 있었을 때는 전국대회 우승을, 이후 부산체고에서는 전 대회 우승과 전국체전 입상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며 "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맞춤형 지도를 하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막 대구 팀에 온 만큼, 아직은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올해 목표는 전국체전 4강 진출로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구성도 크게 바뀌었다. 대구시청 세팍타크로 팀 소속 선수는 신추광(킬러) 플레잉코치를 필두로 천동령(테콩), 박정현(테콩), 서정인(킬러), 오대양(피더)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천동령과 박정현, 서정인은 모두 올해 초 영입된 신입생들이다.

창단부터 팀을 지켜온 신추광 플레잉 코치는 올해 팀에 벌어지는 변화가 반갑기 그지없다. 대구 출신의 신 코치는 무려 19년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 그러나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는 "우리 팀은 창단 때부터 감독자리가 비었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선수보다는 코치로서의 역할에 더 무게를 뒀다"며 "올해부터는 세팍타크로 선수 신추광의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 우승에 도전해보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신 코치는 "비인기종목이지만 대구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시면 세팍타크로인으로서 정말 감사할 것 같다"며 "우리 팀도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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