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비큐 이어 수육 파티…3년째 접어든 '이슬람 사원 갈등' 절정으로(종합 2보)

비대위 "후원 이어지면 행사 계속 열 것"
무슬림 "유독 이슬람사원 앞에서만 돼지고기 먹는 것 이해 안가"
북구청 "양쪽 모두 설득 위해 최선 다할 것"

2일 오후 1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에서
2일 오후 1시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앞에서 '돼지수육 파티'가 열려 인근 주민들이 돼지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고 있다. 박성현 기자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건설 현장에서 돼지 수육 파티를 벌이며 이곳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북구청이 주택매입과 이전을 각각 제안했지만 둘 다 받아들이지 않아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로 구성된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일 사원 공사 현장 앞에서 돼지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나눠 먹는 '국민잔치'를 개최했다. 이날 준비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고 배식대 앞으로는 돼지머리 2개와 족발 4개 등이 걸렸다.

김정애 비대위 부위원장은 "지난 바베큐파티가 전국에 알려지고 많은 지지와 후원을 받아 그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이번 '국민잔치'를 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와 주민 70여명은 오전 11시 30분쯤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구청이 제시한 이슬람사원 인근 주택 매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사원 인근 부지를 매입한다는 북구청의 제안은 무슬림의 종교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주민들을 내쫓겠다는 일방적인 통보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년째로 접어든 비대위와 무슬림측 갈등은 해를 거듭할수록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땅한 해법을 못 찾고 있다. 북구청이 제시한 사원 이전 후보지 2곳을 거절한 무슬림측은 현 위치를 고집하고 있고 비대위 역시 사원 이전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양쪽 모두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북구청 관계자는 "구청도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양쪽 입장이 극명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구시 등과 논의해 하루빨리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절이나 교회 앞에서는 술이나 고기 등 금기시하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서 유독 이슬람 사원 앞에서만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북구청이 이 땅을 산다고 해도 우리는 팔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2일 오전 11시 30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구청이 제시한 이슬람사원 인근 주택 매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박성현 기자
2일 오전 11시 30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구청이 제시한 이슬람사원 인근 주택 매입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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