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 영화배우 송덕호·프로배구 조재성·K리그 축구선수 2명 등 47명 불구속 기소

송덕호, 조재성. 연합뉴스
송덕호, 조재성. 연합뉴스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 OK금융그룹)의 사례가 먼저 알려져 여론의 시선이 쏠렸던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사건과 관련해 47명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9일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프로 스포츠 선수와 배우 등 병역면탈자 42명 및 이들을 도운 공범 5명 등 모두 47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병역면탈자 명단에는 조재성 외에도 K리그에서 뛰고 있는 프로축구 선수 2명을 비롯해 골프·배드민턴·승마·육상·조정 등 종목의 운동선수 8명이 포함됐다.

또 넷플릭스 드라마 'D.P.'와 '소년심판' 등에 출연한 조연급 영화배우인 송덕호(30) 등도 포함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브로커 구모(47·구속기소) 씨로부터 일명 '맞춤형' 시나리오를 전달 받아 이를 바탕으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고, 119에 허위 신고를 하는 등의 수법으로 진료기록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병역을 감면받거나 등급을 낮춘 혐의를 받고 있다.

구씨는 이들이 가짜 환자로 들키지 않도록 병원 검사를 받기 전에 실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시키고 자신이 직접 점검했다. 또한 군 면제가 급한 의뢰인에겐 발작 등을 허위로 119에 신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보내기도 했다.

이들 전원은 앞서 이뤄진 검찰과 병무청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브로커 구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신체검사를 앞둔 의뢰인과 짜고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 병역을 감면받을 수 있게 도운 혐의(병역법 위반)로 지난해 12월 21일 구속기소된 바 있다.

이어 병역면탈자 및 공범 47명이 추가로 기소, 이 사건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허위 뇌전증 병역비리' 사건 범행 수법. 병무청

▶이들 대부분은 처음에는 현역(1, 2, 3급) 판정을 받았음에도 다시 전시근로역(5급, 군복무면제) 판정을 받기 위해 브로커 구씨로부터 상담을 받고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하며 병역면탈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일부는 이미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았지만,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구씨에게 일종의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건넨 돈은 최소 300만원부터 최대 6천만원 규모였다. 구씨는 이들로부터 총 6억3천425만원을 받아 챙겼다.

뇌전증은 앞서 '간질' '간질병' '간전증' 등으로 알려졌던 질환으로, 알 수 없는 이유로 뇌의 특정 부분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경련과 의식 장애 등 발작이 되풀이해 발생하는 병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