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기도 용인에 5개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는 등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대구 경제, 산업계 곳곳에선 '고향'에 대한 투자가 없는데 대한 서운함을 표하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가 출범한 곳이 대구인데다 그간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지역사회가 숱하게 신규 투자를 부탁해왔던게 그 배경이다.
16일 대구에서 반도체 제조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 대표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용인을 세계 반도체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엿보인다"면서 "지금도 평택까지 물류 비용이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하는데 그동안 수도권 업체들은 가만히 손 놓고만 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반도체 관련 기업 관계자도 "대구가 14년 만에 새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했다. 거기에 삼성전자가 투자까지 한다고 했으면 정말 쾌재를 불렀을텐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해 육성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제조사가 없다보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 관가에서도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이 사실은 삼성의 수도권 투자 '허락'을 위한 비수도권 입막음용이었냐는 말까지 나온다.
대구의 한 공직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삼성에서 향후 5년간 투자하겠다는 금액이 450조원이고 이 중 300조원은 반도체 분야에 투자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제와서 보니 이게 용인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였고, 수도권에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비수도권은 신규 국가산단이나 가져가라고 던져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 공직자는 "이왕 이렇게 된거 이제는 대구가 미래 신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려는 로봇 분야에 삼성이 통 큰 결단을 내려주면 좋겠다. 삼성도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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