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12년 간 중단됐던 한일 정산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초석', '시작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3·1절 축사를 시작으로 한국 주도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방일 정상회담 등 얼어붙었던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한일관계 새출발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숨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총리와 제가 만난 것은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에게 알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그간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들께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안보, 경제, 인적·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외교, 경제 당국 간 전략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미래를 위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온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일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나아가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에 따른 것으로 언급하며 "일본 정부는 이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셔틀외교'를 12년 만에 재개하는 데 합의, 기시다 총리의 연내 방한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방문하는 셔틀외교를 재개하는데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벚꽃 개화'를 한일 관계에 비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시다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도쿄에 벚꽃이 개화했다. 윤 대통령과 미래를 위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찾아온 데 대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고,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벚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눈에 띄는 결과물이 도출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에 '양국 간 관계 회복의 신호탄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잖다. '고민하고 교류하고 신뢰 쌓고 결과물 하나씩 만들어가자'는 원론적인 얘기가 대분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고도 공동선언문이 나오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과 관련,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 양국이 그간의 소원했던 관계를 정상화하고, 긴밀히 협력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토대를 다진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양국의 인적 교류, 경제 협력, 특히 미래세대 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또 미래세대를 위해 새로운 역사적 창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윤 대통령은 이른바 구문법, 오래된 문법이 아닌 새로운 문법을 적용하고 있고, 공식으로 얘기하면 오래된 공식보다는 새로운 공식으로 한일관계를 풀어 가려고 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제동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직접 사과가 없었다'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 역대 일본 정부가 일왕과 총리를 포함해 50여 차례 사과를 한 바 있다"며 "그 사과를 한 번 더 받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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