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득표율 1위로 최고위원 올랐지만…'사면초가' 빠진 김재원

5·18, 전광훈 목사 관련 실언으로 잇따른 사과로 구설수
내년 총선 통해 원내 진입 구상에 먹구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8 전당대회를 마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면초가에 놓였다. 득표율 1위로 최고위원에 오르며 여의도 정가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잇따른 구설수로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다.

전당대회를 거치며 대구경북 대표주자로 발돋움해 내년 총선을 통한 원내 복귀까지 점쳐졌지만 연이은 설화 탓에 향후 정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우파 진영에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이 잘 없었는데,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3·8 전당대회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당 안팎의 비판을 받고 공개 사과했다.

두 발언 모두 내년 총선을 위한 중도층 공략 전략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당내 강한 반발을 불렀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발언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치고 당에 부담을 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사과가 짧은 기간 잇따라 나오면서 비판의 강도가 더 높았다.

우파의 대표적인 전략가이면서 뛰어난 정세 분석으로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지만 대중 앞에서 연설 또는 강연에는 약점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 최고위원 비판에 앞장섰다. 홍 시장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당에 해악이나 끼치는 천방지축 행동을 방치하면 당 기강은 무너지고 지지율은 더 폭락한다"며 "이준석 사태 때 그렇게 모질게 윤리위를 가동하더니, 그 이상으로 실언, 망언을 한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자"고 썼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득표율 1위로 소위 '수석' 최고위원이 된 김 최고위원이 우파 진영 대표주자라는 자신감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려다 선을 넘은 게 아닌가 싶다"면서 "김 위원에 대한 징계 목소리도 나오지만 본인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당이 재정비해 나아가는 상황인 만큼 극한 대립으로 번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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