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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199> 김홍도의 집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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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 연구자

김홍도(1745-1806?),
김홍도(1745-1806?), '단원도(檀園圖)', 1784년(40세), 종이에 담채, 135×78.5㎝, 개인 소장

'단원도'는 김홍도가 자신의 집 단원을 그린 그림이다. 단원을 스승 강세황은 아름다운 화초가 있는 깨끗한 뜰에 정결한 화실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김홍도가 살았던 단원이 어디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을 보면 한양도성의 성벽이 있는 골짜기 바로 아래였다. 막돌을 쌓은 돌담에 문은 사립문이고, 초가지붕 처마에는 솔가지로 햇빛과 비바람을 가린 송붕(松棚)을 달아냈다.

이 집을 둘러싼 식물이 범상치 않다. 문밖에는 늘어진 버드나무가, 담장 안으로는 키 큰 파초가, 마루 옆에는 우뚝한 벽오동이, 네모난 못에는 수련이, 못가에는 괴석과 어우러진 관음죽이 있다. 괴석 옆에는 장대를 세워 소나무의 휘어진 가지를 받쳤다. 마당에는 한 마리 학이 노닌다.

"그 때의 광경을 그렸다"고 한 이 그림에 과장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김홍도의 자기 서사가 드러난 작품이지만 즐거웠던 옛 일을 회상하며 그 자리를 함께 했던 지인에게 그려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1784년(정조 8) 김홍도가 찰방으로 부임해 있던 경상도 안기로 창해 정란이 찾아왔다. 김홍도는 3년 전 서울의 단원에서 담졸 강희언과 함께 셋이 나이를 잊고 음악과 술과 담소로 마음이 통했던 그 때를 회상하며 정란에게 이 그림을 그려줬다. 당시 김홍도는 37세, 강희언은 44세, 정란은 57세였다. 그 사이 강희언은 이미 옛사람이 됐다. 그림 위쪽에 정란의 시와 이 사실을 기록한 김홍도의 제화가 있다.

김홍도는 거문고를 연주하고, 강희언은 부채질하고, 정란은 무릎을 치며 장단을 맞춘다. 활짝 열린 김홍도의 방 안에는 당비파가 걸려 있고, 책이 쌓여있으며, 공작 꼬리 깃이 꽂혀 있는 화병이 있다. 정란의 제화시 중 한 수는 이렇다.

단원거사호풍의(檀園居士好風儀)/ 단원거사는 풍채와 몸가짐이 훌륭하고

담졸기인위차기(澹拙其人偉且奇)/ 담졸 그 사람은 장대하고 기이했네

수교백수산남객(誰敎白首山南客)/ 누가 백발이 된 영남의 나그네로 하여금

박주충금작허치(拍酒衝琴作許癡)/ 술잔 부딪치고 거문고 두드리는 바보가 되게 했나

창해옹(滄海翁) 작(作)/ 창해옹(정란) 짓다

'단원도'는 화가가 자신의 집을 자세히 그린 드문 그림이다. 돌담을 두르고 초가를 얹은 조촐한 집이지만 격조와 운치가 넘치는 단원의 정경이 이 집의 주인 김홍도의 모습과 겹쳐진다. 이 그림의 서명은 '단원주인(檀園主人) 김사능(金士能) 화(畵)'다. 단원은 김홍도의 집이자 호다. 집이 곧 그 집에 사는 사람을 가리켰다.

미술사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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