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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두 달 만에 위기 맞은 김기현호…김재원·태영호 중징계론 확산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입장 발표 후 기자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녹취 파문, 후원금 쪼개기 의혹 관련 입장 발표 후 기자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호가 출범 2달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을 중징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는 가운데, 사상 첫 '당심 100%'로 선출된 김기현호의 정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8 전당대회로 탄생한 김기현 대표 체제는 오는 8일로 정확히 출범 2달을 맞는다. 하지만 최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이 각종 설화와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현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며 반사 효과가 기대됐지만, 국민의힘은 지도부 리스크에 빠지며 지지율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를 가동하며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김재원 최고위원은 중징계, 태영호 최고위원은 경징계가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태 최고위원이 녹취록 파문에 이어 쪼개기 후원금 의혹에 휩싸이며 두 사람 모두 중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는 상황이다.

'윤핵관' 이철규 사무총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파문에 대해 "본인이 있지도 않은 말(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의 '공천' 발언 전언)을 함으로써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보좌진에게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 있지도 않은 일을 갖고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실과 다른 표현을 했다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이 1년 이상의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함으로써 당원권 정지 기간을 축소시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최고위원직을 자진 사퇴해줬으면 하는 게 의원들의 솔직한 심정인 것 같다. 본인들로서도 중징계 처분으로 사실상 정치 활동이 끝나는 것보다 최고위원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했다.

이들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에 따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새 최고위원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반 최고위원 4명 가운데 절반인 2명이 바뀌는 것이어서 김기현호의 정통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최고위원을 징계하든 자진 사퇴를 유도하든 결국 사상 첫 당심 100%로 구성된 지도부의 문제를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지시로 당원 투표 100%로 바꾼 뒤 모든 문제가 파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 최고위원 사안을 우여곡절 끝에 넘기더라도 정통성에 타격을 받은 김기현호는 향후 지도부의 작은 실수라도 또다시 빚어질 경우 순항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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