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제정신이냐" 女 덮친 롤스로이스 차주 석방에 변호사 분노

20대 여성 중상 입힌 운전자…구금 17시간 만에 석방
"이해 안 되고 치가 떨려, 진실 밝힐 가능성 떨어진다"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20대 남성 신모씨가 차에서 걸어나와 통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석방된 가운데 한 현직 변호사가 경찰과 그의 변호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천호성(법무법인 디스커버리) 변호사는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서 "강남경찰서 제정신이냐"고 글을 썼다.

천 변호사는 "(운전자가)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고작 20대가 6억원짜리 롤스로이스를 타고 온몸에 문신을 두르고 있고, 아무 잘못이 없는 피해자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을 당했는데, 대형 로펌이 신원보증 해줬다고 그걸 받아준다는 게 경찰이 할 짓인지 이해가 안 되고 분노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이어 "나도 변호사지만 아무리 돈이면 다 된다고 저런 인간 신원보증까지 서주는 변호사들이 욕을 먹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며 "석방되는 게 뭐가 대수냐고 하겠지만 피의자가 구속 수사를 받는 거랑 불구속 수사를 받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구속 수사를 하는 순간 저 운전자가 어떻게 돈을 모아 고작 20대에 6억짜리 차를 몰고 다니는지, 그 돈은 누구로부터 나온 것인지, 병원에서 케타민 주사만 맞은 건지 등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며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을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하고 증거를 제대로 수집해야 한다"고 했다.

천 변호사는 "어떤 정신 나간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세금 잘 내고 죄짓지 말고, 결혼해서 애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야지'라는 말을 자식들에게 할 수 있겠냐"며 "나도 내 자식한테 남을 밟아버려서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건가 혼란이 온다. 무슨 소리로 포장해도 이건 돈이면 다 된다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일 롤스로이스 운전자 A(20대) 씨는 압구정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 보행자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검거됐다.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지만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케타민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클럽 마약'이라고도 불린다.

목격자들은 A씨가 검거 당시 비틀거리면서 경찰에게도 횡설수설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A씨는 최근 수술 도중 의사에게 처방받은 주사액에 케타민 성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A씨는 강남경찰서에 구금된 지 약 17시간 만에 석방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A씨를 석방한 이유에 대해선 A씨의 변호사의 신원보증 때문이라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피의자를 유치장에 최대 48시간까지 구금할 수 있다. 48시간 이상 구금하기 위해서는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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