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희룡, LH 조사 대상 누락에 격노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 안 돼…존립근거 있나"

"점검 나선다고 하니 안전점검 대상 누락 보고…재발방치책 마련하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 공공감리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 공공감리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무량판 아파트 10개 단지를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 안 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원 장관은 이날 경기 화성비봉지구 LH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단지를 취합할 때 빠진 게 있다면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능을 갖고 있어야 했다"며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LH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아파트 10개 단지를 추가로 확인해 즉시 긴급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당초 91개 단지 점검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발표했으나 점검했어야 하는 단지가 101개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이다. 원 장관이 이날 감리 실태 점검에 나선 현장인 비봉지구 A-3BL 단지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곳이다.

원 장관은 "화성비봉 LH 현장의 감리 실태를 보기 위해 방문하겠다고 하니 LH는 그때야 해당 단지에 무량판이 적용됐고 안전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을 이한준 LH 사장에게 보고했다"며 "(LH 직원들이) 뭐에 씌어있어도 단단히 씌었다. 기득권에 씌었는지 안일한 업무 관행에 씌었는지 보겠지만 어제오늘 행태를 보면 거짓말까지 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H 사장은 누락에 대한 모든 사항을 검토해 원인을 보고하고 재발 방지책까지 마련해 달라"며 "실수를 모면하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해당자에 대해 인사 조치 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날 원 장관은 건설 현장 안전 실태를 점검하고 공공감리제도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원 장관을 비롯해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 한국건설관리학회장, LH 사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감리제도 현황의 개선사항과 건설현장의 마지막 안전감시망인 감리인에 대한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원 장관은 "이번 철근누락 등 후진국형 부실시공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부실감리"라며 "국민을 대신해 집주인의 마음으로 현장을 감독해야 하는 본래의 역할보다 수주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통해 밝혀진 것처럼 감리회사에 수많은 LH 출신 전관들이 일하고 있는 카르텔도 문제"라며 "정부도 건설업 전반에 퍼져있는 이권카르텔을 면밀히 분석해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다음 달까지 전국 무량판구조 아파트 전수점검을 마치고 '건설 이권카르텔 혁파 방안'과 함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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