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 열어주세요"…괴한에 쫓기던 여성 도와준 버스 기사

당시 버스기사에 도움을 청한 A 씨. KNN뉴스 유튜브
당시 버스기사에 도움을 청한 A 씨. KNN뉴스 유튜브

경남 창원에서 한 버스 기사가 모르는 남성에게 쫓겨 도움을 청하는 여성을 구해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5일 창원시청 홈페이지 '칭찬 이어오기' 게시판에는 창원 3006번 버스 기사님 위급 상황에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15일 오전 30분쯤 집 근처에서 술취한 남성으로부터 폭행 위협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모르는 아저씨가 따라오기 시작해 처음에는 길을 물으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나를 보고 삿대질을 하며 위협적으로 달려들었다"며 "도망가려고 하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이 빨간불이라 건너갈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씨는 대로변에 정차 중인 택시를 타고 달아나려했지만 택시 안에는 손님이 있어 문이 열리지 않았다. A씨를 쫓아오던 남성 역시 같은 택시를 타려 했다.

그러다 A씨는 다른 택시를 탑승하려고 시도했으나 "다른 횡단보도까지 뛰어가 불 꺼진 택시를 두드리며 '모르는 아저씨가 쫓아온다. 열어달라'고 했는데 안 열어주고 손을 젓더니 그냥 갔다"며 "이땐 쫓아오던 아저씨가 거리를 두고 오고 있어서 기사님이 위험 상황이라는 걸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후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 한 대를 발견했고 문을 두드려 도움을 요청했다. A 씨는 "사정을 말씀드리니 (버스에) 태워주셨다. 쫓아오던 아저씨가 버스 문 앞에 왔는데, 기사님이 문을 안 열어줬다"며 "기사님이 다음 정거장에 내려줘서 무사히 집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문을 열어준 버스 기사님뿐이었다"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실제로 KNN뉴스가 공개한 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가 버스를 보고 달려와 앞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요청했고, 버스는 곧바로 문을 열어 A씨를 태웠다. 이후 남성은 버스로 다가와 서성였지만 버스는 바로 출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술에 취한 채 A씨를 쫓아온 남성. KNN뉴스 유튜브
술에 취한 채 A씨를 쫓아온 남성. KNN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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