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구엔 절대 못 짓는다” 가스公 정압관리소 증설 주민설명회 파행

김대현 시의원, 서구의회 의원, 서구 주민 등 100여명 참석…30분만에 조기 종료

지난 18일 오후 7시 대구 서구 상중이동 행정복지센터 3층에서 정압관리소 증축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설명회는 30분 만에 파행을 빚었다. 윤수진 기자
지난 18일 오후 7시 대구 서구 상중이동 행정복지센터 3층에서 정압관리소 증축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설명회는 30분 만에 파행을 빚었다. 윤수진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가스공급 시설인 대구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 증축을 둘러싼 주민 반발에 설명회를 열고 설득에 나섰으나 주민들의 거센 반발 속에 30분 만에 파행했다.

지난 18일 오후 7시 가스공사는 서구 상중이동 행정복지센터 3층에서 '대구열병합발전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공사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김대현 대구시의원(서구1)과 서구의회 구의원, 서구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압관리소는 고압가스의 압력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해 성서열병합발전소 발전용량을 늘린다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계획에 필요한 제반시설이다.

앞서 가스공사는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정압관리소 설비 안정성과 사업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의견을 청취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가스공사가 서구 중리동 정압관리소를 증축하고 8㎞ 길이의 가스 배관을 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일었기 때문이다.

서구 주민 측 대표로 발언한 고동현 전 서대구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노후공단 재정비 사업을 통해 이제 서구가 막 바뀌려 하는데, 계획에도 없던 정압관리소를 증축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서구 발전을 위해 이 시설은 절대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 발언 이후 가스공사 측이 20분 동안 사업 설명을 진행하려 했으나, 주민들 사이에서 "그걸 왜 우리가 듣고 있어야 하느냐", "달서구에서 반대한 시설이 어떻게 서구로 왔는지 그 과정을 먼저 설명하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가스공사 측은 "지난해 4월 달서구 갈산동 약 1만㎡ 규모 공장 부지를 매입했으나 올해 1월 재검토해보니 행정절차에 소요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시공성, 운영적 측면에서 불리하여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했다"며 "사지 말아야 할 땅을 산 실수는 인정하지만 달서구 주민이 반대하는 위험 시설을 서구에 증축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더 이상 설명회를 들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다"며 "가스공사 사장에게 서구 주민은 한 사람도 증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겠다. 서구엔 절대 지을 수 없다"고 말한 후 설명회 시작 30여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서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했다"며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려는 노력 중에 있으며, 앞으로도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해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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