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47 보스톤' 서윤복 역 맡은 임시완 "이틀간 물 끊고 8개월간 식단 관리"

"실존인물 연기 자체가 아주 큰 책임감…국가대표처럼 스스로를 극한까지 내몰아"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 언론시사간담회에서 배우 김상호(왼쪽부터), 강제규 감독, 배우 임시완, 하정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 언론시사간담회에서 배우 김상호(왼쪽부터), 강제규 감독, 배우 임시완, 하정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 언론시사간담회에서 배우 임시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 언론시사간담회에서 배우 임시완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 29분 1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위인이다.

그러나 해방 직후인 1947년, 태극 마크를 달고 2시간 25분 39초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동양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서윤복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서윤복을 조명한 영화 '1947 보스톤'이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서윤복을 연기한 배우 임시완이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촬영 소감을 밝혔다.

임시완은 21일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배우보다 선수로서의 삶을 살았던 것 같다"며 "대단한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큰 책임감을 동반하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각종 대회를 휩쓸던 마라톤 유망주 서윤복은 달리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어릴 적부터 인왕산과 무악재 고개를 타고 다니며 생계를 위해 각종 배달 일을 하던 것이 실력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롤모델로 삼던 손기정(하정우 분)이 직접 그를 찾아온다.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출전을 제안하고, 서윤복은 태극마크를 단 첫 번째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임시완은 "서윤복 선생님의 열정을 묘사하기 위해 저 역시도 배우로서 평소에 갖고 있던 열정과 목표 의식을 더욱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탄탄하고 다부진 몸을 만들기 위해 8개월 동안 철저한 식단 관리를 했고, 꾸준한 유산소와 근력 운동으로 체지방률을 6%대로 낮췄다.

웃통을 벗고 운동하는 장면을 위해서는 이틀 동안 물을 끊기도 했다.

임시완은 "단수를 하면 근육이 더 부각돼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며 "단 몇 초 분량이지만, 이왕 하는 거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물을 안 마시니까 시야가 흐려지고, 앞도 잘 안 보였다. 아찔한 경험이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어요. 개인적인 연기 욕심이었죠. 국가대표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인생에 한 번쯤은 이렇게 극한까지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성민, 송강호, 설경구, 이병헌, 하정우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온 임시완은 어느덧 12년 차 연기자가 됐다.

그는 "이제껏 제 목표는 뭐든 소화할 수 있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는 거였어요. 그런 과정을 거듭하다 보니 이제 슬슬 배우로서 저만의 색깔이 생긴 것 같아요. 최근에는 '저라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그런 부분을 더 키워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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