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남북 대결', 센터 박지수 Vs 박진아…한국, 81대62로 북한 완파

박지수 분전에 박지현 등 동료 도움 수비
북, 박진아 위력 감소…슛 난조 겹쳐 고배
한국, 초반 부진했으나 시간 갈수록 안정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C조 예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북한의 장신 센터 박진아(왼쪽)를 박지수가 막고 있는 모습. 채정민 기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C조 예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북한의 장신 센터 박진아(왼쪽)를 박지수가 막고 있는 모습. 채정민 기자

#민족의 명절 한가위인 29일 오후 5시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여자농구 남북 대결에 예고돼 있었기 때문. 코트에서 몸을 푸는 두 팀 선수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큰 선수가 둘 보였다. 한국의 대표 센터 박지수(198㎝)와 북한의 장신 센터 박진아(205㎝)가 그들. 경기 시작 전부터 치열한 골밑 싸움이 예상됐다.

2쿼터까지 누가 승기를 잡을지 가늠하기 힘든 흐름이었다. 두 팀 모두 긴장한 탓인지 좀처럼 슛이 들어가지 않았고 범실도 잦았다. 득점이 많이 나오지 않았으나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다들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아시안게임 C조 북한과의 예선 경기를 치르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 절차를 밟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아시안게임 C조 북한과의 예선 경기를 치르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 절차를 밟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남북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은 29일 중국 항저우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경기에서 북한을 81대62로 완파했다. 한국 박지수는 기동력을 앞세워 북한의 장신 센터 박진아를 압박,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1쿼터는 두 팀 모두 잦은 범실과 낮은 야투 성공률 탓에 고전했다. 경기 시작 후 4분이 지나도록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으나 한국의 강이슬이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북한은 5분 34초 전 박진아의 골밑슛으로 첫 득점을 올려 2대2가 됐다.

이후 한국이 기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범실이 북한의 득점으로 연결됐고 북한을 응원하는 중국 관중의 함성도 커졌다. 1쿼터 종료 2분 24초 전부터 박지수가 두 골을 잇따라 성공, 8대10으로 따라붙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골밑을 파고든 김단비가 파울을 당하고도 슛을 넣은 뒤 보너스샷까지 성공해 11대13으로 1쿼터를 마쳤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C조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 채정민 기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C조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 채정민 기자

2쿼터 초반은 북한의 흐름. 한국의 중장거리슛이 연거푸 림을 벗어난 틈에 북한은 착실히 득점을 쌓았다. 2쿼터 종료 6분 31초 전에는 11대21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이해란의 슛을 시작으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2쿼터 종료 6분 12초 전 중거리슛에 이은 보너스샷으로 14대21로 추격을 시작했고, 박지수의 골밑 돌파로 22대21로 역전했다. 이어 이소희와 김단비의 속공 등으로 33대25까지 달아나며 2쿼터를 끝냈다.

경기 시작 직후 다소 초조해보였던 한국은 안정을 찾았다. 침착한 플레이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3쿼터 2분이 지났을 무렵엔 41대27까지 달아났다. 다만 3쿼터 4분 51초 전 박지수가 네 번째 반칙을 범한 건 다소 부담이 됐다. 박지수는 5반칙 퇴장 위기에 몰렸음에도 적극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 팀 공격을 지원했다. 3쿼터 종료 2분 10초 전 한국은 박지수의 커트인으로 57대27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3쿼터 종료 때 점수는 62대42.

29일 한국과 북한의 여자농구 경기가 열린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찾아와 북한 농구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29일 한국과 북한의 여자농구 경기가 열린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찾아와 북한 농구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4쿼터 들어서도 한국은 흐름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북한이 박진아를 골밑에 세운 뒤 집중적으로 공을 투입했으나 한국은 박진아에게 한두 명이 더 달라붙으며 박지수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키가 183㎝으로 크지 않은 박지현이 박지수 대신 박진아를 온몸으로 저지, 북한의 추격을 차단했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강이슬이 3점슛을 성공, 71대53으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결국 한국은 81대62로 북한의 추격을 따돌렸다.

29일 한국과 북한의 여자농구 경기가 열린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 한국 선수단 관계자와 교민 등이 찾아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29일 한국과 북한의 여자농구 경기가 열린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 한국 선수단 관계자와 교민 등이 찾아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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