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첨단 반도체 시설 2곳이 대구에 나란히 들어선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대구형 반도체 팹(D-Fab)'과 경북대학교 '반도체 공동 연구소'다. 각각 반도체 연구, 생산을 위한 핵심 시설로 기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 반도체 산업 육성도 2026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들 시설로 인해 '반도체 마이스터고'와 '반도체 특성화 대학'에서 이어지는 단계별 인력 양성 체계도 완성된다. 시는 지난해 반도체를 로봇, UAM(도심항공교통), 헬스케어,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와 함께 '대구 5대 미래 산업'으로 정하고 산업 인프라를 마련해 왔다.
◆ 대구 센서 반도체 전진 기지 'D-팹'
대구시는 D-팹을 센서 반도체 기업을 육성하고 관련 산업을 집적화하는 중심 시설로 삼을 생각이다. 팹은 반도체 집적회로에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장을 말한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팹의 경우 먼지와 소음 등을 차단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주변 여건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실험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와 DGIST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D-팹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달성군 현풍읍 DGIST 부지 안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6천㎡ 규모로 건립할 예정이다. 지난 1~5월 구축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했으며 연내 기본·실시 설계 작업을 마치고, 내년 건립 공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업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금 310억원을 투입한다.
D-팹 내부는 생산 공정을 갖춘 '클린룸(Clean Room)'과 창업 보육 공간, 강의실·연구실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주요 시설인 클린룸은 정밀 전자 제품과 같은 극미산업을 위해 미세먼지와 세균을 제거한 작업실이다. 제품 질과 수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청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 시설은 센서 반도체에 초점을 맞춘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영역에 속한다. 지형과 빛, 소리 등을 감지해 '전자기기의 눈'으로 불리는 센서 반도체는 전기·전자 제어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시와 DGIST는 D-팹에 반도체 공정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첨단 센서 국산화를 위해 아이디어 검증부터 시제품 생산, 양산까지 전 단계를 지원하며,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도 운영한다.
DGIST는 반도체를 포함한 신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자 지난해 1월부터 '차세대 반도체 융합 연구소'와 '센소리움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이들 시설과 D-팹을 연계해 운영하면서 기업을 유치, 연구·생산 시설을 한데 모은 클러스터로 형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관련 기업 100곳 유치·창업, 고용 창출 2천명을 달성하는 게 시의 목표다.

◆ 인재 양성은 경북대 공동 연구소
반도체 공동 연구소도 오는 2025년 제 모습을 드러날 전망이다. 경북대가 주관하는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25년 12월까지로 계획돼 있다. 총사업비로 국비 164억1천700만원, 시비 16억원을 포함한 180억1천700만원을 투입한다.
연구소는 북구 산격동 경북대 반도체융합동을 증축해 총 3개층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주요 시설은 반도체 클린룸이다. 시와 경북대는 공정 장비를 구축하고 반도체에 관한 전주기 교육을 제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할 생각이다. 공정 장비를 활용한 산·학 공동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 교육과 기초 연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인재 양성 거점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경우 중앙 거점 시설인 '서울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와 연계해 운영하게 된다.
이는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기 위한 정부 사업의 일부다. 지난 5월 교육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과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권역별로 반도체 공동 연구소를 운영할 4개 대학을 지정했다. 경북대와 전남대, 부산대, 충남대가 대상이다.
중앙 거점 역할은 서울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가 맡았다. 연구소 5곳을 연계 운영하기 위한 중추 조직 '반도체 공동 연구소 협의체'도 지난 7월 20일 출범했다. 협의체는 반도체 교육, 실습·장비 설치, 연구소 운영, 인력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 모든 과정에서 각 연구소를 연계할 예정이다.
경북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연구소를 통해 반도체 공정, 응용 등 특화 분야 교육·실습 환경을 제공해 산업계 수요를 충족하고 공정 서비스를 지원해 기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반도체 공동 연구소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경북대), 반도체 마이스터고와 함께 대구의 산업 인력 양성 체계의 한 축을 이루게 된다. 그동안 시는 교육기관과 협업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써 왔다. 대구에서 배출하는 반도체 분야 인력은 경북대를 중심으로 연간 1천700명 정도다.
더해서 시는 경북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지난달 26일 '팹리스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시는 초기 성장 단계에 있는 팹리스 기업을 위한 설계 툴(tool)을 경북대에 설치하고, 시제작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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