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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병원 떠나는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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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지인의 딸은 간호대 졸업 후 바로 보험회사에 취직했다. 환자를 돌보는 일 대신 사무실에서 보험 심사 업무를 한다. 그는 병원 실습 중 간호사 직업에 회의를 느꼈단다. '나이팅게일 선서'의 숭고함은 '버거운 노동'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대학병원 간호부장으로 퇴직한 A씨는 "우리 시대에는 간호사가 지금보다 더 힘든 직업이었지만 묵묵히 일했다. 그러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세대에게 옛날처럼 희생과 봉사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학병원 간호사인 자신의 딸에게 교수가 될 것을 권했다. A씨의 딸은 병원을 퇴사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매년 1만 명의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임상 간호사)는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간호사 면허 소지자 48만1천211명 가운데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천227명)였다.

신규 간호사의 절반 이상이 1년 내 사직한다. 병원간호사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평균 근무 연수는 7년 8개월이다. 사직하는 간호사의 45.2%는 '본래 업무 범위 이상 과도한 일 때문'이라고 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52.1%가 경력 5년 미만이다. 신규 간호사의 경우 1년 이내 사직률은 2014년 28.7%에서 ▷2016년 35.3% ▷2018년 42.7% ▷2020년 47.4% ▷2021년 52.8%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간호사의 이탈은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 탓이다. 국내 병상 수는 인구 1천 명당 12.8개이다. 이는 OECD 회원국(평균 4.3개)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나, 간호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4.6명으로 OECD 평균(8.4명)의 절반이다. 대형 병원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으로 결혼·출산은 물론 퇴직도 순번제로 해야 할 형편이다.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 '태움'(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이 똬리를 틀었다. 피곤에 찌든 간호사에게 어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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