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고 보면 책은 '맛있다'…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 시리즈로 문해력 길러요

초등 저학년 기초학력 향상 위한 대구동부교육지원청 특색 사업 '눈길'
지역 수석교사·수업연구교사 힘 합쳐… 2020년부터 매년 개발·보급
영상과 놀이 연계, 학교와 집 어디서나 활용 가능

대구 중구에 있는 남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구 중구에 있는 남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을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코로나19로 세상이 들썩였던 게 벌써 3년 전 일이 됐다. 하지만 기초학력 저하, 교육격차 심화 등 코로나가 공교육에 남긴 과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존재한다. 코로나 발생 4년째가 다 돼가는 가운데,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과 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대구동부교육지원청에서 개발한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이하 북스토랑) 시리즈가 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학생·학부모의 만족을 등에 업고 매년 꾸준히 보급돼 오고 있는 북스토랑 시리즈를 소개한다.

◆ 북쉐프와 함께하는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1~4' 탄생 스토리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팬데믹 선언이 이어지면서 유래 없는 온라인 개학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동부교육지원청은 발 빠르게 같은 해 6월, 학생 맞춤 지원과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읽기 능력을 키우는 그림책 놀이 교재인 북스토랑을 개발했다. 원격수업 및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학교 현장의 어려움과 요구를 적극 반영해 온라인 영상 콘텐츠와 그림책 놀이 워크북의 형태로 구성됐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국어와 문해력 향상에 관심이 많은 지역 수석교사, 수업연구교사 등으로 구성된 개발위원들이 투입됐다.

2020년 북스토랑1 개발을 시작으로 2021년 북스토랑2, 2022년 북스토랑3을 보급했다. 특히 올해는 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반영해 현장 활용도를 한층 높인 내용으로 구성된 북스토랑4가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77개 초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보급됐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소재의 내용이 담겨 있는 북스토랑은 맛있는 레시피(영상)에 따라 다양한 메뉴(영상 관련 활동)를 맛보고, 나만의 그림책 즐기기 디저트(추가 확장 활동)까지 맛볼 수 있게 마련됐다. 학생들이 친근함을 느끼도록 학생들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읽기 능력은 ▷따끈따끈 어휘'밥' ▷보글보글 질문'국' ▷지글지글 낭독'전' ▷또박또박 쓰기'찜' ▷새콤달콤 상상'디저트' 등 음식으로 표현됐다.

북스토랑4의 표지
북스토랑4의 표지

세부적으로 북스토랑은 올해 보급된 북스토랑4를 기준으로 보면, 그림책을 읽어주는 영상(1차시 기준 3~5분) 콘텐츠와 이 내용을 종이접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익힐 수 있는 워크북으로 구성된다. '날아갈 것 같아요' 외 17권의 그림책 영상을 QR코드로 접속해 '북쉐프' 선생님의 실감 나는 동화구연을 들을 수 있다.

북스토랑을 맛보려면 스마트폰(QR 코드 인식용)과 워크북만 있으면 된다. 북스토랑엔 ▷그림책 속의 새로운 낱말의 뜻을 알고 놀이로 익히기 ▷그림책 내용을 묻는 말에 내 생각을 답하기 ▷바른 자세로 반듯하게 한 글자씩 덮어쓰고 따라 쓰기 ▷인물의 마음을 짐작하며 실감 나게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기 ▷뒷이야기를 상상하며 재미있게 내 생각 표현하기 등의 '메뉴'가 준비돼 있다.

대구 동구에 있는 불로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대구 동구에 있는 불로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파동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가정에서
파동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가정에서 '냠냠! 맛있는 북스토랑'을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기초학력·문해력·독서 습관·인성교육 네 마리 토끼를 잡다!

북스토랑은 원격수업 상황 외에도 학생주도 수업 등 변화하는 학습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초·기본 학력 향상 지도자료로서, 교사들 수업 자료로 쓰일 뿐 아니라 각 가정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독서에 대한 관심과 문해력의 기초 능력이 요구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학교나 집에서 놀이와 영상을 통해 문해력 기반을 다질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구연과 질문을 통해 주도적으로 즐겁게 학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책 속 내용에 대한 이해는 물론 책 속에 나오는 단어에 대한 의미도 글의 맥락 속에서 이해함으로써 문해력을 기를 수도 있다. 아울러 그림책 속 주인공과 만나 감정을 배우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정서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파동초 학부모 박소정 씨는 "아이가 매주 금요일 학교에서 재미있는 책 수업을 한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함께 영상을 보니 4명의 선생님이 북스토랑의 제목처럼 '냠냠 맛있게' 책을 읽어주셔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책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평소 아이가 책을 읽지 않아 속상한 마음도 있었는데 북스토랑을 통해 독서 자체에 흥미를 갖게 된 아이를 보니 너무 기뻤다"고 했다.

정은숙 불로초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 사소한 문제가 생겼을 때 북스토랑 속 이야기를 들려주면 학생들은 그림책 속 세상에 몰입해 빠져들어 이야기를 경청하고, 책 속 인물들에게 공감하면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QR코드를 활용해 아침 독서시간 또는 가정에서도 영상을 보며 활동이 가능해, 학교와 가정 모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북스토랑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점형 대구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디지털 전환, 학령 인구 감소, 기후·생태 변화 등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 학업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초등 저학년 한글 및 기초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학교 지원을 위해 북스토랑 시리즈를 개발·보급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교육 환경을 반영한 학습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다문화 및 저학년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고려한 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을 강화해 한글 교육 및 기초 문해력이 신장 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부교육지원청은 앞으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영어 등 다국어 자막 동화구연 영상 및 수준별 그림책을 활용한 워크북을 개발해,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맞춤형 개별 학습자료로 북스토랑을 확대·개발할 예정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