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이하 대백)이 경영권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동성로 상인들과 시민들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폐점 이후 도심 '흉물'이라는 오명을 입은 대백 본점이 3년간의 암흑기를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12일 오전 11시에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대백 본점. 문은 굳게 닫힌 채지만 과거 '약속 장소의 메카'였던 만큼 백화점 앞에서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곳곳에 보였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대백 앞에서 자주 만났다는 김모(33) 씨는 "동성로의 심장 같은 곳이었는데 3년 동안 굳게 닫혀 있어 늘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어서 문을 열고 동성로를 찾는 사람들이 활발히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백 본점 건물이라는 상징성을 살리면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동성로를 찾은 김모(35) 씨는 "동성로는 유동 인구가 많은데 제대로 된 주차장이 없어 불편하다"며 "백화점으로 다시 사용하기보다 주차장을 포함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도 "초기 단계라 아직 조심스럽지만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 추진에 이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현재 대백 본점 자리가 동성로 중심지인 만큼 '랜드마크'가 될 만한 시설이 들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백 경영권 매각에 대한 내용은 최근 종합병원, 대학, 기업체를 모두 아우르는 차바이오그룹이 대백 실사를 마쳤다는 한 매체 보도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매각가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3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대백은 공시에서 "당사의 최대 주주에 확인한 결과 매각 주간사에서 예비 후보자들을 선정해 지분 매각을 위한 실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하거나 확정한 사항은 없어 구체적인 사항을 확정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알렸다.
이에 관해 대백 관계자는 "실사를 나온 건 맞지만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건 아니다"라며 "대주주 지분만 파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백은 지난 1969년 설립돼 1988년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시가총액은 1천200억원 수준이다. 자회사는 지분 100%를 보유한 대백아울렛이며, 최대 주주인 구정모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율은 32.25%이다.
앞서 지난해 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맺었던 대백 본점 매매 계약은 매각대금 지급 연기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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