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김기현 회동…김무성은 "대통령 주변 권력 독점한 사람들 몸 던져야"

김기현 "가감 없는 의견 전달해달라" 인요한 "혁신안, 당에서 적극 받아들여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부·친윤(친윤석열) 용퇴론' 등을 놓고 미묘한 갈등 양상을 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만나 화합의 모습을 연출했다. 두 사람의 공개 회동은 지난달 23일 인 위원장 취임 인사를 겸해 만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혁신위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대통령, 권력자 주변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한 사람들이 몸을 던져야 한다"며 인 위원장 행보에 힘을 보탰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 회동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약 40분가량 진행됐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과거와 달리 성공적인 (당 혁신기구) 모델을 만들어주고 활동해줘서 감사하다"며 "가감 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 김경진 혁신위원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당과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건의드리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혁신위원 중 일부 불만족스러운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며 "혁신위가 의결한 안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당에서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혁신위 의결 안건 중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 취소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됐고 나머지 혁신안들엔 당 지도부가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동에선 논란이 됐던 당 주류 용퇴론, 인 위원장이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 측의 신호' 등 민간함 사안은 대화 주제로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당 상황, 절차, 불가피하게 거쳐야 하는 논의 기구 등에 대해 이해해달라"며 "혁신위가 제안하는 내용들의 전체 틀과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김 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인 위원장은 곧이어 열린 혁신위 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의견을 공유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인 위원장 요구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 위원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천권을 국민한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공천' 파동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제1당을 내줬고, 보수진영 분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졌다고 본다.

그는 "이길 수 있는 선거를 공천 잘못해서 지고 당은 분열되고 이런 일을 4년마다 겪어왔다"며 "이번 혁신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 당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