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에 정착하는 외지 청년들 "잠재력에 투자…진심 느껴져"

市 역외 청년 지역 정착사업 호평
"SNS에 사업 준비과정 올리자 도움 손길 이어져"
창업 인적 네트워크·허브도 풍성

노인‧장애인용 스푼을 제조업 '봄마음' 대표 이한결(28) 씨. 본인 제공
노인‧장애인용 스푼을 제조업 '봄마음' 대표 이한결(28) 씨. 본인 제공
종이공예 공방 '지오브제' 대표 임승희(23) 씨. 본인 제공
종이공예 공방 '지오브제' 대표 임승희(23) 씨. 본인 제공

"대구의 청년 지원 사업은 사업성이 아닌 성장 가능성을 본다고 느꼈습니다. 청년이 가진 '잠재력'에 투자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매년 수천여명의 대구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만, 오히려 대구에서 희망을 엿보고 지역에 둥지를 트는 역외 청년들도 있다. 이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대구를 바라보고,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지점을 찾는다.

이에 발맞춰 시는 '청년귀환 채널 구축사업'과 '청년 인재유입 정착 지원 사업'을 통해 타 지역 청년들의 대구 취·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두 사업에 참여한 타 지역 청년은 모두 173명으로 이 중 28명이 대구에서 정착해 경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대구는 청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이 사는 곳"

대구에서 창업한 타지 청년들은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는 대구'를 정착 계기로 꼽았다.

종이 공예 공방을 운영 중인 임승희(23) 씨와 노인‧장애인용 숟가락을 제조하는 이한결(28) 씨 모두 대구만의 지원 기준에 힘입어 자리를 잡은 경우다.

임승희 씨도 그런 대구의 매력에 반했다고 했다. "타 지역의 청년지원 사업들은 자본력이 충분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지원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대구는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창업 아이템도 지원해주더군요."

지난 4~5월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캠프-홈커밍 대구'에 참가해 2위를 수상한 이한결 씨도 이런 점에 동의했다.

이 씨는 "창업 경험도 없고 그저 '배워보겠다'는 마음으로 왔고, 교육을 받으며 사회 경험을 쌓자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면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설명하기보단 이만큼 성장 했으니, 앞으로는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했다"고 말했다.

"이미 연간 억대 매출을 올리던 참가자들도 있었는데, 제 성장 가능성을 강조한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아요. 매출이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해주는 데 은혜를 갚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따뜻한 도시, 대구…청년 창업 인프라도 풍성"

이들이 주목한 '대구'는 '정'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역외 청년들은 현장에서 지역민들과 만나며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해갔다.

임 씨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자체 담당자 등 많은 분들이 좋은 기회를 알려주고, 제안해줬다"면서 "내게 꼭 맞는 사업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했다.

이 씨 역시 창업 아이템인 '노인용 스푼'을 제작하려고 3개월 동안 지역 노인복지시설 등을 19차례 방문했다. 이 씨가 만난 사람만 538명. 그는 노인들의 식사 습관을 파악했고, 이 과정을 SNS를 통해 보여줬다.

이 씨는 "SNS에 사업 관련 콘텐츠를 올렸는데 시민분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지역 변호사와 인쇄업체 대표도 알게 돼 뜻하지 않은 기회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대구 사람들의 정과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타 지역 청년들은 대구에는 청년 창업가들이 활용할 만한 인프라가 풍부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 씨는 "대구에는 청년플리마켓, 문화체험교실, 원데이 클래스 등 사업을 홍보하거나 다른 창업가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할 기회가 많다. 지자체 지원 활동과 창업 허브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대구는 지역 특성 상 제조업 지원 사업 활성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는 타 시·도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며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에서 3D 프린터를 지원받을 수 있고, 금형비용 지원사업, 제품 디자인 지원사업 등 제조업 창업자에게 유익한 자원들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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