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5년만의 긴축재정인데…6천만원 들여 신안군에 조형물 설치하는 대구 남구청

'230㎞ 떨어진 외딴섬에서 홍보효과?' 의문 일어
후보지 추포해수욕장 연간 방문객 7천명 수준, 추포대교는 통계 없어
"자매결연 사업, 재정 상황과 우선 순위 등 고려해 실익 따져야"

대구 남구가 '전남 신안군 자매결연에 따른 명예섬 조형 제작 및 설치계획'에서 공개한 조형물 설치 후보지 두 곳의 모습.
대구 남구가 '전남 신안군 자매결연에 따른 명예섬 조형 제작 및 설치계획'에서 공개한 조형물 설치 후보지 두 곳의 모습.

세수 부족으로 올해 대구시 예산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대구 남구청이 거액을 들여 신안군에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면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실질적인 기대 효과가 불분명한 가운데 거액의 혈세를 쓰기 전 실익을 보다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남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올 상반기까지 예산 6천만원을 들여 신안군 추포도에 남구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제작·설치해 대외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남구는 지난해 11월 13일 232㎞ 떨어진 전남 신안군과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명예섬 공유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안군은 2020년부터 이 사업을 통해 바다와 섬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들에게 명예행정구역을 지정해 상호 교류를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거액이 투입되는 이 조형물이 어느 정도 홍보 효과를 낼지 추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첫 번째 설치 후보지인 추포대교는 2021년 준공 이후 집계 시스템을 따로 갖추지 않아 교통량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비금도와 추포도를 잇는 연도교가 개통되면 향후 교통량이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으나 이 다리는 2030년쯤 완공될 계획이다.

두 번째 후보지인 추포해수욕장은 연간 방문객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2022년 기준 이용객은 7천886명으로, 신안군 해수욕장 13곳 중에서도 5번째에 그쳤다.

정확한 통계 없이 짧은 답사만으로 후보지를 추린 것도 성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남구청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신안군 현장을 방문했고, 이후 실무협의를 진행해 현재 후보지를 꼽았다. 남구는 상반기에 현장 답사를 한 번 더 다녀온 이후 신안군과 협의를 통해 설치 지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대구시는 세수 부족 등으로 IMF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 규모가 줄며 '긴축 재정'을 내세웠는데, 기대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 역시 나오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등 세입이 줄어든 가운데 올해 대구시 예산안은 지난해 대비 1천443억원 감소한 상태다. 특히 남구는 최근 수년 동안 재정자립도가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대구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서도 가장 낮아 다른 현안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영·호남 교류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조형물 설치 등 일회성 이벤트 사업은 이제 과거의 방식"이라며 "남구가 앞산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재정 상황과 우선 순위를 고려해 더 차분하게 실익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이 사업이) 경제 효과를 우선 순위로 본다면 부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지역 주민들끼리 교류를 활성화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며 "추포도는 관광분야 개발 계획이 있고 남구 주민 방문 시 관광지 입장료 면제 등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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