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심에서 재산분할 액수를 1조원대에서 2조원으로 2배 가까이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분할을 요구하는 재산을 최 회장의 보유 주식에서 현금으로 바꾸고 위자료 요구액도 증액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인지액을 47억여원으로 상향 보정하는 명령을 내렸다. 1심 때 인지액은 34억여원이었다.
보정된 인지액을 민사소송 인지법과 가사소송수수료 규칙을 토대로 역산해 보면, 노 관장의 총 청구액은 2조30억원으로 계산된다.
노 관장이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변경된 청구 내용은 '위자료 30억원·재산분할 현금 2조원'으로 분석된다.
노 관장은 1심에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의 SK㈜ 주식 가운데 50%(649만여주) 등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식 가치 하락과 항소심 과정에서 추가 확인된 액수 등을 대거 반영해 청구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SK㈜ 주당 가격은 1심 선고 당시인 2022년 12월 20만원대에서 올 초에는 16만원대로 주저앉아 분할을 요구한 지분의 가치도 1조3천600여억원에서 1조100억여원으로 하락했다.
노 관장 측은 가치가 유동적인 SK㈜ 주식보다는 고정된 액수의 현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액수는 항소심 재판부의 제출 명령에 따라 최근까지 회신된 최 회장의 각종 은행 금융거래정보를 토대로 재산분할 대상을 추가 확인해 청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심은 SK㈜ 주식에 대해 노 관장이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없는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위자료는 1억원, 재산분할은 부동산·예금 등 현금 665억원만 인정했다.
노 관장의 대리인은 그는 구체적인 청구 변경 취지에 대해 "인지액 변경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관장이 항소 취지를 변경하자 최 회장 측도 대리인을 추가 선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변호사 7명을 선임한 최 회장은 전날 김희영 이사장 위자료 소송을 맡은 노재호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2명을 새로 선임했다.
지난해 1월 시작돼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두 사람의 항소심 첫 정식재판은 11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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