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아림환경' 영업정지 앞두고 지역 병원들 고심

대구 대부분 대형병원 페기물 처리 담당…업체 변경 고민

경북 고령군 다산면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아림환경 전경.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경북 고령군 다산면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아림환경 전경.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경북 고령군에 있는 의료폐기물 처리업체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지역 의료기관들이 폐기물 처리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 업체는 전국 의료 폐기물의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대구경북 병·의원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 대부분을 도맡아 처리한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9월 경북 고령과 대구 달성, 경남 김해, 통영 등지의 불법 의료폐기물 적치장 9곳에 1급 의료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인 아림환경에 대해 영업정지 9개월 처분을 내렸다.

더불어 경남 함안군 칠서면에 의료폐기물을 불법 보관한 사실까지 적발돼 그해 10월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이 추가됐다.

아림환경 측은 2019년 11월 대구지방법원에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4년여만인 지난해 12월 7일 기각돼 같은 달 22일 대구고법에 항소한 상태다.

업체측은 대구환경청의 영업정지 처분 집행에 대항해 지난달 27일 영업정지 집행 중단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지난 5일 기각됐다.

아림환경은 가처분 소송 기각에도 대구환경청에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유예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대구환경청은 오는 15일 영업정지 처분 집행 일자를 확정해 업체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행정처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아림환경측이 보낸 유예요청 사유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검토해 처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림환경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10% 가량인 하루 50여톤(t)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대부분 아림환경이 처리한다.

당장 의료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린 지역 의료기관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의료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수거 및 폐기 절차가 까다롭고 전문 처리 업체도 전국에 13곳에 불과해 대체 업체를 찾기 쉽지 않아서다.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은 이달 말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처리 업체를 변경할 계획이다. 오는 3월 말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임시로 대체할 업체는 찾은 상태지만, 3월 이후 처리할 업체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아림환경과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3월 전에 영업정지에 들어갈 경우 대체할 업체는 구했다"면서도 "3월 이후 장기 계약을 맺을 업체를 찾는 게 문제"라고 했다.

2차 의료기관들도 처리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대구시내 한 2차병원 관계자는 "영업정지 일정이 확정되면 계약 기간 만료전까지 아림환경이 다른 업체를 소개해 주기로 했다"면서도 "당장 1, 2주일 내에 대체 업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대구환경청은 아림환경이 영업정지에 들어가도 '의료 폐기물 대란'까지 벌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의료 폐기물 업체 13곳의 가동률이 80~90%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업체들이 물량을 나눠 처리할 여력이 된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영업정지 일정 조율만 잘 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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