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건속으로] '수배 중' 마약사범의 질주, 경찰관 중상 입히고 도주한 30대의 최후

음주운전 의심 신고에 아찔한 도심 추격전…
사흘 만에 결국 붙잡혀, 법원 징역 6년 선고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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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1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대구 동구 효목지하차도. A(31) 씨가 운전하는 고급 세단 한대가 아찔하게 중앙선을 침범한 후 도로를 갈짓자로 오갔다. 주변 운전자들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비틀거리고 중앙선을 침범한다'고 경찰에 신고, 어느새 경광등을 반짝이는 경찰차 4대가 뒤를 바짝 뒤쫓으며 정차를 요구했다.

문제의 차량은 멈추는 대신 '한밤의 질주'를 선택했다. 수성구 만촌동, 범어동으로 계속 난폭운전을 하며 내달린 것이다.

추격전은 시작한 지 약 5분만에 수성구청 인근 달구벌대로 이면도로에서 끝나는 듯 했다. 차량교행이 힘든 길 앞뒤를 경찰이 모두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A씨가 도주를 포기한 듯한 상황도 잠시, 이 차는 다시 굉음을 내며 후진했다. 차의 퇴로를 막은 순찰차는 이 차 뒷부분과 강하게 충돌,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B(31) 씨가 광대뼈와 턱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렇게 퇴로를 연 A씨는 당시에는 현장을 벗어났지만 결국 사흘 만에 경산에서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2년 5월과 7월 온라인 채팅앱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와 관련한 관련 광고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에 불출석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A씨가 이날 몬 차량 역시 지인이 렌터카 회사에서 빌린 차를 훔친 것이었다. A씨는 추격전이 벌어지기 약 6시간 전, 경산 한 원룸 주차장에서 문이 열린 차 안에 있던 스마트키로 차 시동을 걸고 밤새 대구와 경산 일대를 오갔다.

A씨는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였고 앞서 2022년 1월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징역 4월을 선고 받고 같은 해 4월 출소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때였다.

범법행위를 밥 먹듯 하던 A씨에게 법원은 중형을 선고했다. 누범기간 중 무면허 난폭운전을 한 데다 경찰관에게 중상을 입히고 순찰차에도 상당한 손실을 안긴 채 도주한 죄질이 극히 나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전과는 물론 다른 범죄로 형사처벌 전력이 많은데 출소 후 재범한 것에 비춰 법률 준수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피해보상도 하지 않았고 계획도 없어 보인다.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단 점에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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