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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플러스] 마이클 잭슨도 앓았던 그 병, 백반증 알아보기

피부에 흰 반점 발생하는 질환…자가면역반응 현상으로 발생
스트레스·일광화상 악화 요인
유사한 백색증·탈색모반 구별…면역질환 검사로 원인 찾아야
외상 피하고 자외선 차단 필수

백반증을 앓았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백반증을 앓았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마이클 잭슨(사진 오른쪽)과 그의 여동생 자넷 잭슨. 남매간이지만 피부색이 다른 이유는 백반증 때문이다. 매일신문DB
마이클 잭슨(사진 오른쪽)과 그의 여동생 자넷 잭슨. 남매간이지만 피부색이 다른 이유는 백반증 때문이다. 매일신문DB

2009년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줄곧 따라다니던 루머 중 하나가 "백인이 되려고 성형수술을 했다"는 것이었다. 얼굴에 흰 얼룩이 점점 번지더니 어느샌가 그가 흑인이었는지 백인이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흰 피부를 가지게 되자 생긴 루머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마이클 잭슨은 '백반증'을 앓고 있었다. 백반증이 심해진 당시 마이클 잭슨을 본 사람들이 깜짝 놀랐던 이유 중 하나가 피부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도로 하얀 게 아니라 마치 백금과 같이 하얀 모습이었다. '백반증'은 1993년 마이클 잭슨이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병이기도 하다.

◆ 백반증이 발생하는 원인

백반증을 정의내리면 피부에 흰색 반점이 발생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크기나 모양, 발생하는 부위는 사람마다 다른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고 피부를 흰색으로 얼룩덜룩하게 만든다는 게 문제다. 전체 인구의 1% 정도에서 백반증이 발생한다.

발생하는 원인은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유전적 영향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이클 잭슨의 경우도 그의 아버지가 "자기 집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의 누나, 여동생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고백한 바 있다.

또 면역반응에 의해 멜라닌세포가 파괴되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자가면역 현상에 의해 발생하므로 다른 장기의 자가 면역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 스트레스, 외상, 일광화상도 백반증의 발생, 악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마이클 잭슨도 원래부터 겉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만 발병했기 때문에 메이크업 등으로 가릴 수 있을 정도였던 것이 1984년 광고 촬영 도중 입은 화상으로 피부에 큰 자극을 받는 바람에 더 악화됐다는 게 사람들 사이에서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백반증이 발병한 피부(왼쪽)와 정상 피부.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백반증이 발병한 피부(왼쪽)와 정상 피부.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 백반증과 백색증은 다른 질병

백반증은 어느 나이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10대에서 30대에 많이 발생한다. 발생 부위는 손, 발, 무릎, 팔꿈치, 얼굴 등이지만 다른 부위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 점점 심해지면 전신을 덮을 수 있다. 외상을 입으면 그 부위에도 백반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쾨브너 현상이라 한다.

백반증과 헷갈릴 수 있는 질병으로 '백색증'이 있다. 백반증의 발생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과는 달리 백색증은 유전병이기 때문이다.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어린 나이에 흰색 반점 등의 병변이 발생한 경우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부분백색증과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분백색증은 이마 부위의 백색 갈기가 특징적이며, 흰 반점 내에 색소 침착된 반점이 보이기도 한다.

또 어린이들의 경우 피부 저색소증 중 하나인 탈색모반인지 여부도 감별해야 한다. 백반증과 감별이 어려울 정도로 유사해 보이는 질병이지만 탈색모반은 태어날 때부터 피부에 발생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몸의 한쪽 측면에만 발생하고, 나이가 들어도 크기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불규칙하게 병변이 나타나는 '이토멜라닌저하증'과 아토피피부염과 관련돼 나타나는 '백색잔비늘증'과도 구별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는 경우에는 햇빛, 노화 등이 피부의 백반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 발생하는 '특발물방울모양멜라닌저하증'은 햇빛과 노화와 관련이 있으며, 주로 팔, 다리에 다수의 작은 흰 반점들로 나타난다. 또 화학물질에 노출이 많은 사람들은 이 때문에 피부 저색소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원주 교수는 "혈관의 이상 반응으로 발생하는 빈혈모반, 비어점, 몸에 흰 반점이 발생해서 퍼져나가는 진행저색소반도 백반증과 구분해 주어야 하는 피부 저색소증"이라며 "정리하면 피부가 희다고 모두 백반증이 아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흰 반점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 면역질환과 연관 가능성 높아 검사 필요

대부분의 백반증 환자들은 질병 자체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그래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고,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기도 하다.

백반증을 치료하기 전에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악성빈혈, 부신기능저하증, 결합조직질환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외상도 피해야 한다. 마이클 잭슨이 항상 모자, 양산, 장갑, 선글라스를 쓴 이유도 햇빛으로 인한 백반증의 악화를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

치료 방법은 엑시머 레이저를 비롯한 자외선 치료, 면역억제 능력을 보이는 먹는 약이나 바르는 연고제, 수술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치료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을 위해 피부과 관련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경북대병원 제공.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경북대병원 제공.

도움말 이원주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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