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4~6월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8일 한은 뉴욕사무소의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자체 조사한 결과 올 2분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라는 데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 의견이 일치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투자은행들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일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투자은행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곳이 2분기, 3곳이 3분기, 2곳이 4분기 중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라고 봤다. 그러다 올해 1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고조되면서 4·4분기 전망은 사라지고 10곳 중 2곳이 1·4분기, 7곳이 2·4분기, 1곳이 3·4분기로 전망을 수정했다. 이어 지난 FOMC 직후인 이달 초부터는 1·4분기와 3·4분기 전망도 사라지고 투자은행 10곳이 만장일치로 2·4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FOMC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 완화 지속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는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3월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보증할 수준의 확신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준 구성원도 연이어 동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매우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의 1월 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미국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준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우리도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을 보고 금리를 내릴 것이고, 경제 성장 문제는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 연준이 2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은은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5월 혹은 6월, 2분기 중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탄탄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한 양호한 성장세에도 물가 압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잉 긴축 리스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치 이슈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오는 11월보다 훨씬 전에 금리를 내릴 여지도 있다"고 했다.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연준이 오는 7월 금리를 내릴 거라고 보는 사람이 75% 정도고, 50% 정도는 오는 5월에도 내릴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라며 "미국에서는 한 번에 0.50%포인트(p)를 움직이는 경우가 흔해서, 미국이 0.50%p 정도 내리면 우리나라는 뒤에 따라서 0.25%p 정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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