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공화국]<16> 성상품화 “노팬츠룩”, 도대체 어디까지 갈 작정인가?

핫(Hot)한 걸그룹 ‘르세라핌’이 앞장서 시도, 톱모델 한혜진 가세
‘미녀의 노출’ 99.9% 성공 법칙 하지만 사회적 악영향 고려해야
자라나는 세대에게 말초 신경 자극 “보이는게 전부”라 여길 수도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연예인'이다.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연예인'이다.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 허윤진의 '노팬츠룩' 패션. 뮤직비디오 영상 속 캡처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 허윤진의 '노팬츠룩' 패션. 뮤직비디오 영상 속 캡처

"차라리 빤쓰(팬티의 속어)를 입고 나오지?"(기성세대가 지상파 최신가요 프로그램을 보며, 내뱉는 한탄!)

하의실종(상의가 하의를 덮음)에 이어 언더붑(Under-Boob, 아랫 가슴을 드러내는 패션)이 인기를 끌더니, 2024년에는 세계 패션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는 '노팬츠룩'(No-pants Look)이 여성 연예인들의 성상품화를 부추기고 있다.

인기 걸그룹들이 앞장서 도전하고, 몸매 좋은 셀럽(유명인)이나 모델들까지 "나도 한번 도전"이라며,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당당하게 야하게 입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물론 반응은 뜨겁다. 사뭇 남성들(속칭 '늑대')은 야한 복장에 시선을 강탈 당할 수밖에 없는 본성을 갖고 있기 때문. 하지만 자칫 청소년들에게 너무 자극적일 뿐더러 성에 대한 환상마저 불러올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제는 주말 오후 건전한 음악 프로그램을 19금으로 지정해 야심한 밤에 내보내야 할 지경이다.

톱모델 한혜진의 '노팬츠룩' 도전. 한혜진 SNS
톱모델 한혜진의 '노팬츠룩' 도전. 한혜진 SNS

◆"핫(Hot)한 걸그룹 '르세라핌'의 '노팬츠룩'

"노출이 아닌 당당한 '패션", "멋지기만 하다", "패션쇼 콘셉트인데 저 정도는 괜찮지 않나"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 속에 '르세라핌'의 세번째 미니 앨범 '이지'(Easy)의 '굿 본즈'(Good Bones) 트레일러 영상이 지난달 말 공개된 지 10여 시간만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멤버 김채원과 허윤진이 패딩 안에 브라톱과 속옷만 입고 나온다.

지난해 초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인 켄달 제너, 카일리 제너 등이 팬티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며 등장한 일명 '노팬츠룩'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보기에 민망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가네", "속옷만 입고 나오는 건 너무 심하다", "10대들이 무작정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러고 다니면 어떡하냐" 등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톱모델 한혜진이 최근 유행하는 '노팬츠룩' 패션에 가세했다. 26일 유튜브 채널 '한혜진( Han Hye Jin)'에는 [세얼간이] 기안84 "내가 대상 받은 이유는?", "킹메이커 이시언의 충격 고백과 한혜진의 노팬츠룩 패션까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시언이 "르세라핌의 이번 신곡 의상이 기가 막힌다. 노팬츠룩이더라"라고 하자, 한혜진은 "노팬츠룩?"이라며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이에 도전하는 용기를 냈다.

걸그룹에서 솔로로 전향한 섹시 가수 현아의 언더붑 패션. 출처=현아 인스타그램
걸그룹에서 솔로로 전향한 섹시 가수 현아의 언더붑 패션. 출처=현아 인스타그램

◆'말초신경 자극' 파격에 파격, 결국은 노출 경쟁

노출 패션은 사실 '보이는 게 전부'라는 단순한 생각이 처음이자 끝이다. 하지만 미녀의 노출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는 거의 진리(관심끌기 성공율 99.9%)에 가까운 공식이다. 실제 방송이나 언론에서 3B(Beauty(미녀), Beast(짐승(동물)), Baby(아기)) 법칙이 존재하고, 시청율 올리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소재가 없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안된다. 정도껏 해야 눈요기나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예를 들면,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한 판다 '푸바오' 영상이나 뉴스는 언제봐도 마음이 푸근해지고, 자라나는 아이들(청소년) 정서마저 순화시켜준다.

청소년들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걸그룹들의 야한 패션은 사실 부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 게다가 얼굴과 몸매 등 보이는 것에만 신경쓰는 외모 지상주의의 부작용을 더 크게 할 뿐이다.

걸그룹 기획사 역시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해 가능하면 인기 걸그룹을 앞세워 노출경쟁을 시키는 걸 자제해야 마땅하다. 하의실종이나 언더붑, 노팬츠룩은 지상파에 대놓고, 합법적으로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추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수의 연예 평론가들조차 "안 그래도 자극에 민간한 청소년들을 더 참을성 없는 가벼운 인격체로 만들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며 "노출 당사자에게도 먼 미래를 생각하면, '실력없는 벌거숭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양산할 우려도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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