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 세력 국회 입성 통로 '오염된 비례제'…이럴 바엔 차라리 없애라

옛 통진당 후신 진보당 계열…반국가 인사 야권 통해 등용
종북 인사·재판 중 인물에 국회 문 열어줘…與 "반미·종북 공약 내건 꼴"
더불어민주연합 전지예·정영이, 조국혁신당 조국·황운하…국민 대표할 자격있나?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 앞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양평군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 공동대표, 백승아 공동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가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 앞에서 열린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시·양평군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 공동대표, 백승아 공동대표.. 연합뉴스

전지예. 연합뉴스
전지예. 연합뉴스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소수자와 전문인의 정치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자 도입된 국회의원 비례대표 제도가 특정 이념 세력이나 실형을 선고받은 인사에게 국회 입성 기회를 열어주는 오염된 제도로 전락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야당 주도로 이번 총선에서도 존치된 비례 위성정당이 친북·종북 세력이나 범죄 전력이 있는 문제 인사의 등용문이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이럴 바엔 차라리 없애자"라는 비례대표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중이다.

12일 반미 활동 논란으로 야권 연합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오염된 비례대표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전 위원은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한미연합훈련 반대 시위 등을 벌인 '겨레하나' 활동가 출신이다. 겨레하나는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진보당과 함께 행동해 왔다.

역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의원 후보로 뽑힌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 농민회장도 반미 활동 이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경북 성주군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전지예, 정영이 두 사람 모두 사실상 통합진보당 후신 격인 진보당 계열 후보로 꼽힌다.

이 밖에도 더불어민주연합 범야권 진영인 진보당은 장진숙 공동대표,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등 3명을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했다.

여권에선 이들의 이력이 반국가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이 반미·종북, 한미연합사 해체,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총선 공약으로 내건 건지 궁금하다"며 "그런 분을 제1당이 비례 1번으로 신원 보증해서 국민에게 1번 메뉴로 드리자는 취지냐"고 꼬집었다. 전 위원은 논란이 퍼지자 "낡은 색깔론"이라고 맞서면서도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민주당과 함께 윤석열 정부 조기 퇴진을 외치고 있는 조국혁신당도 비례대표 후보 자질 논란에 휩싸여 있다. 11일 자신이 창당한 조국개혁신당 비례후보 출마를 선언한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번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한 비대위원장 딸 논문 대필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올리자고 하는 등 국민의 일반적 법 감정과는 동떨어진 적반하장식 발언을 쏟아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출마 선언을 한 황운하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전 중구 초선인 황 의원은 지난달 말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보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해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별 비난이 없지만,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선거가 어려워지다 보니 (여러 사람을) 영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조국 정당은 지지세력과 대선후보까지 갖춘 이슈 정당으로 윤석열 대통령 타도의 목적에 맞기만 하면 (누구든) 상관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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