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뺀 안동대+경도대 통합교명, "국립·안동, 두 가지는 꼭 지키자"

대학통추위, '국립경국대학교' '국립인문과학기술대학교' 등 합의
정태주 총장, "지역적 한계 넘어 전국 위상 확보·세계적 대학 성장"
안동대 학생들 '안동 뺀다고 세계적?', '경북도 반대 총장 거짓말'

정태주 안동대 총장이 안동대 통합교명 등과 관련해 시민 설명회를 갖고 있다. 안동대 제공
정태주 안동대 총장이 안동대 통합교명 등과 관련해 시민 설명회를 갖고 있다. 안동대 제공

내년 통합 출범을 앞두고 예정된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학교 통합 교명을 둘러싼 논란과 내홍이 심각하다.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학교 통합공동추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위)는 지난 19일 통합교명 선정 회의를 열어 ▷국립 경국대학교 ▷국립 인문과학기술대학교(HU:STEC) ▷국립 인문과학기술대학교(KLAST) 등 3개안을 선정했다.

'국립 경국대학교'는 경북의 국립대학이라는 의미로 경북지역 국립거점대학으로의 지향점을 담았다.

'국립 인문과학기술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사업의 핵심인 'K-인문'이라는 가치를 극대화한 대학으로 차별적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통합추진위는 25일까지 3차 선호도 조사와 교무회의, 대학평의원회 심의 등을 거쳐 3월 중 통합교명 1, 2순위 2개 안을 교육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안동대는 별도로 지난 21일 '안동대 국립의대 신설 및 통합대학 교명 선정' 시민 대상 설명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정태주 국립안동대 총장은 "통합대학 교명 선정을 시작으로 지역적 한계를 넘어 전국 위상을 확보하고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변화하는 교육환경 등 여러 난관을 구성원 및 지역민의 힘을 모아 극복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선 이 같은 변화에 반발하는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77년 간 사용되던 대학 명칭에서 '안동'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에서다. 특히 안동대 구성원들은 '국립'과 '안동'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협상에서 빠지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안동대 학생 커뮤니티에서는 "국제적 지위를 갖기에는 (교명에) '안동'이 있는 게 경국, 인문과기대보다 나을 듯", "'국립'과 '안동'은 꼭 지켜야 한다. 대학 측이 매번 조사 때마다 '안동'을 빼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총장은 통추위가 결정한 내용을 경북도와 경도대가 반대해서 어쩔 수 없다는 서신을 학생들에게 보냈는데, 경북도는 반대 의견을 낸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을 기망하기 위함이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동 한 시민단체 관계자도 "안동대학교는 안동을 상징했던 가장 큰 기관이다. 대외적으로 교육도시 안동을 지탱하고 알려온 대학 명칭에서 '안동'을 빼는 것은 그동안 지켜온 안동의 정체성과 인문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이 단체는 회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등 통합교명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정리해 안동시와 안동대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안동대 관계자는 "통합대학의 미래비전과 대학이 소재한 양 지역사회의 정서 등으로 인해 진통을 겪은 것도 사실이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대학의 상징성과 기대를 담은 이름이라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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