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노래하고 토론하며…학생들 인성도 창의성도 '쑥쑥'

대구남부교육지원청, 인성·창의성 갖춘 융합인재 양성 목표로 '인성교육' 추진
관내 유치원 75곳서 '유아 인성 동요 축제' 운영…예술적 감수성·협력심 고취
팀별 주변 문제 해결 '디자인교육 프로젝트' 창의성·공동체 의식 함양에 도움

지난해 10월 대구 남구에 있는 드림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동요 '네가 있어 행복해'를 부르며 동작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제공
지난해 10월 대구 남구에 있는 드림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동요 '네가 있어 행복해'를 부르며 동작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제공

우리 사회에서 성적보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남녀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입 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할 사항으로 '인성 및 봉사활동'(27.8%)이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대구남부교육지원청(이하 남부교육지원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이른바 '인성교육'을 역점 추진과제로 삼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함께 노래 부르며 성장하는 아이들

남부교육지원청은 동요 부르기를 통해 유아들이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예술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유아 인성 동요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축제에는 남부 관내 유치원 75곳에서 총 78팀이 참가했다.

축제에 참여한 아이들은 교사들의 지도 하에 함께 부를 동요를 선정, 노래에 맞는 동작을 구성하는 등 유치원 일과 중 동요를 듣고 부르는 기회를 가졌다.

학급별(5인 이상)로 동요 합창 동영상을 녹화해 제출하면 교수, 원장(감), 음악 관련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비대면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꿈을 꾸는 어린이', '네가 있어 행복해', '내가 바라는 세상' 등 아름답고 교훈적인 내용의 노래를 친구들과 함께 익혀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또래 간 우정을 쌓고 협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브레멘유치원 최윤경 교사는 "아이들에게 노랫말을 그림처럼 머릿속에 그리며 불러보자고 했더니 노랫말의 뜻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듯 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동요축제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가한 용산유치원 서예솔 양은 "친구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니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했다"고 했다.

지난해 6월 13일 대구 성당초등학교 교문 앞 운동장에서 '등굣길 음악회'가 열렸다. 방과후학교 기타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해 다양한 곡들을 연주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6월 13일 대구 성당초등학교 교문 앞 운동장에서 '등굣길 음악회'가 열렸다. 방과후학교 기타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해 다양한 곡들을 연주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등굣길 기타 소리가 전해준 행복

남부교육지원청은 지난해 관내 초등학교 29곳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온(溫) 인성 스쿨'을 운영했다.

온(溫) 인성 스쿨은 학생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감수성을 기르고, 타인과 함께 도전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하며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인성교육 프로젝트다.

온(溫) 인성 스쿨 운영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한 ▷마음챙김 명상활동 ▷인문도서 프로젝트 ▷감정조절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운영한다.

또 1인 1악기 인증제, 미니콘서트, 삶을 표현하는 교육연극, 선비(향교)문화체험, 국악인성뮤지컬 등 예술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끼를 키우고 행복한 감정을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구 성당초등학교는 '문화예술로 열어가는 따뜻한 성당 온(溫)누리'라는 주제로 지난해 5월 교내 등굣길 음악회를 열어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고 소통·공감 능력을 강화했다.

성당초 방과후학교 기타부 학생들이 직접 공연을 준비, 등교시간에 맞춰 교문 앞 운동장에서 다양한 곡들을 연주했다.

음악회를 지켜본 5학년 이채원 학생은 "친구들이 평소에 갈고 닦은 실력으로 우리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니 학교 오는 길이 즐거웠다"며 "지금껏 사소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이 참 감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대구학생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디자인교육 프로젝트' 전시회가 열렸다. 친환경 마을 공간을 구성한 학생이 도슨트가 되어 친환경 아이디어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10월 10일 대구학생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디자인교육 프로젝트' 전시회가 열렸다. 친환경 마을 공간을 구성한 학생이 도슨트가 되어 친환경 아이디어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친구들과 협력해 주변 문제 해결

남부교육지원청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디자인 교육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디자인씽킹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발견하고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사람들과 협업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다른 친구들과의 협력 및 공유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 실천 중심의 환경교육을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도 배울 수 있다.

'남부 학생 디자인교육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디자인씽킹 교육의 하나로 초·중학생이 팀을 이뤄 참가, 미술·과학·환경 등을 접목해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예선(아이디어 제안서 제출)과 본선(모형 제작)대회를 거쳐 수상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회도 개최한다.

지난해 열린 디자인교육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지구 생활을 위한 친환경 공간 디자인'을 주제로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의 건축물·시설물 등을 찾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간을 재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학생들은 화장실 문에 멸종 위기 동물들을 그려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아이디어부터 공원 지하에 빗물 저류조를 설치해 개울을 만든 빗물정원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성당중 김꽃샘 교사는 "학생들이 서로 협동하며 하나의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성당중 오주연 학생은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완성된 작품을 보니 성취감이 들었다"며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부교육지원청은 올해도 '학생 맞춤형 심리·정서 회복 및 바른 인성 함양'이라는 목표로 학생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 실천 중심 인성교육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김동관 대구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학생들이 따뜻한 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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