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교수 줄줄이 사직서 제출…벼랑 끝 몰린 환자들

대구 4개 대학 교수 모두 사직서 제출 동의
"병원 지킬 것" 공언에도 환자들 불안 가중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에 반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줄을 잇는 가운데 대구지역 의대 교수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북대 의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도 사직서 제출을 예정하고 있거나 결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환자들은 자칫 진료를 받지 못할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29일 매일신문 취재 결과 대구 4개 의대 모두 사직서 제출을 결의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계명대도 개별적인 사직서 제출이 이미 시작됐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일단 비대위에서 사직서를 수합한 뒤 제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도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의 경우 교수들이 내부적으로 투표한 결과 80% 이상이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에 대한 결의만 있었고 구체적인 제출 일자 등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병원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미루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였음에도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한 데 이어 28일 성균관대,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시작, 소위 '빅5' 병원 교수들이 모두 사직서 제출 대열에 합류했다.

각 의대 교수들은 사직의 이유가 결국 정부를 대화 자리에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상용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사직서를 냈다고 의료현장을 당장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 경북대병원 교수는 "정부에 '비현실적인 의료 정책을 멈추고 의료계와 다시 대화하자'는 의미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기에 환자를 두고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이 공언에도 불구, 환자들은 의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날까봐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영남대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온 A(74)씨는 "전공의 사직 때만 해도 난 병원에 투석만 받으러 오면 된다 생각해서 내 일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막상 교수님들이 사직서를 쓴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덜컥 겁이 난다"며 "빨리 정부와 의사들이 만나서 이런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풀어야 환자들도 마음을 놓고 병원을 찾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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