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표소 몰카' 또 있을라…행정복지센터 찾은 민원인 "정수기에 눈길 가"

동시다발 불법카메라 설치 사건에 투표 의사 위축 우려
"위장물품 활용에 소식에 더 기분 나빠, 반복되면 안돼"
선관위 4일부터 사무실에 전문방호요원 배치, 경찰도 '철통경비' 방침

4.10총선부터 사전투표함에 보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보관 장소의 CCTV 화면이 각 시도 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24간 공개된다. 1일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1층에 설치된 CCTV 영상 송출 모니터를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10총선부터 사전투표함에 보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보관 장소의 CCTV 화면이 각 시도 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24간 공개된다. 1일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 1층에 설치된 CCTV 영상 송출 모니터를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사전투표소 3곳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된 29일 대구 시내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직원이
대구 사전투표소 3곳에서 불법 카메라가 발견된 29일 대구 시내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직원이 '사전투표소 설치 예정지, 관내 불법카메라 설치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남구를 비롯한 전국 각지 사전투표소에서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려다가 적발된 사례가 나오면서 유권자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전투표소가 행정복지센터 등과 같이 공중에 개방된 공간이라 유사사건을 막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사전투표소는 대부분 각종 민원인들이 수시로 왕래하는 행정복지센터나 공공기관이다. 평소에 이곳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별도의 보안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시민 사용 불편 등 또 다른 민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행정 당국으로선 사전투표 직전과 당일이 아닌 이상 출입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찾은 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사전투표소 지정소) 역시 평소와 같이 민원인들은 자유롭게 왕래했다. 민원서류와 행정 사무를 보려고 나온 구민들은 자유롭게 출입하면서 원하는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황모(55) 씨는 "불법 카메라 설치 이야기를 뉴스에서 전해 들었다. 목적이 어떻든 간에 잘못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여기서도 물 마시는 중에 정수기 구석구석을 살펴보게 되더라. 이번 선거에선 어떤 식의 부정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민원인은 "기표 내용을 찍는 건 아니었겠지만, 특히 위장물품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일"이라며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선거제도를 위협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우려했다.

중앙선관위 역시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가 공개될 경우는 무효 처리가 원칙이다. 그런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며 "카메라가 투표소 밖에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투표 의사 위축, 선거 자유 침해 우려가 있다고 보고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선관위는 앞으로 불법 선거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투표소와 선관위 사무소 모두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는 앞서 지난 31일 중앙부처에 투개표소가 설치되기 전이라도 소속 및 산하기관에서 관리하는 투개표소 예정장소의 출입문 폐쇄, 잠금장치 철저 등 보안 강화를 요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은 신분과 용무를 확인 후 출입증을 받고 출입할 수 있는 형태"라며 "오는 4일부터 선거인 수 30만명이 넘는 선관위의 사무실과 별도의 보안 인력을 신청한 사무소에는 전문 방호요원 2명씩이 배치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출입자 관리 및 청사 방호 업무를 맡을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도 개표 종료시점까지 선거경비 통합상황실을 운영한다. 대구경찰청은 5천100여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보관소(144곳) 및 투표소(805곳)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투표함 회송시에는 노선별 무장경찰관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촬영카메라는 화장실 갑티슈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식으로 기상천외한 방법을 쓰는 경우도 있어서 점검이 까다로운 부분"이라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구멍이나 빈틈, 장식품,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은 물론 멀쩡해 보이는 물건까지 철저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짚었다.

사전투표소 설치 장소인 대구 달서구 유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 선거업무 담당자가 실제 사전투표소에 설치됐던 불법 카메라 사진을 참고하며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전투표소 설치 장소인 대구 달서구 유천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청 선거업무 담당자가 실제 사전투표소에 설치됐던 불법 카메라 사진을 참고하며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