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협 전 회장 "병원협회, 주제 파악은 하고 나대라"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연합뉴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3일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의대 교수, 전공의, 봉직의를 대표하는 단체가 아니라며 "주제 파악은 하고 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병협은 지난 12일 이성규 동군산병원 이사장이 제4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병협은 병상 30개 이상 규모의 전국 3천500여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이성규 차기 회장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의정갈등 해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병원계는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우선적으로 의정사태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존중받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해소하고 의료전달체계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며 미래 지향적이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수호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기업 오너들의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모임인 '전경련'을 존중하듯 대한민국의 크고 작은 병원 원장들의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병원협회'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전경련이 대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 대표 단체가 아니듯 '병협'은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 전공의, 봉직의들의 대표단체가 아니다"라며 "주제 파악은 하고 나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병협이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들의 입장만 대변할 뿐,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담아 의정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체는 아니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한 일간지 사설 중 일부를 인용하며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병원이다"며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의 당사자인 병원들은 의정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며 "수도권 대학 병원들은 2028년까지 수도권 인근에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공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 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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