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에 맡긴 의대 증원…국립대 "적극 참여" 사립대 "예의주시"

대구경북 정원 축소 엇갈린 반응
경북대 홍원회 총장 "교수 의견 반영해 50% 가량 줄일수 있다"
지역 사립대 가자미 눈 뜨고 동종 업계 예의주시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강 중인 의대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의대가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했다. 8일 경북대 의과대학 복도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강 중인 의대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의대가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했다. 8일 경북대 의과대학 복도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정부의 의대 자율 증원 방안을 두고 의대가 있는 대구·경북권 대학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증원 규모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대통령에게 자율 증원 조정을 건의한 경북대 등 국립대는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는 반면 지역 사립대들은 축소 규모를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 자율로 최대 절반까지 줄여 모집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지역 해당 대학들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대정원 추가 배정을 받은 대구·경북권 대학들은 5월말~6월초 발표 예정인 입시요강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번 정부의 자율 조정안 때문에 새로운 요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증원 규모가 큰 거점국립대 위주로 증원 50% 감축이 이뤄지면 당초 2천명이었던 의대 입학정원 증원분은 1천500명대(사립대는 정부안대로 진행할 경우) 선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사립대까지 50% 감원에 동참한다고 가정하면 대구경부권 대학의 경우 640명까지 늘어날 정원이 500명 이하로 줄어 들게 된다. 지역에는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등 5개 대학이 있고, 이들에 대한 정부 발표 증원 규모만 289명이다. 기존 정원이 351명이므로 당초 정부 증원 계획에 따라 지역내 의대 정원은 총 640명으로 불어났으나, 자율 조정 권고로 최대 50% 줄어들 경우 500명 이하 선으로 다시 낮아질 전망이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학생들을 수업에 복귀시키는 것이 급선무여서 6개 국립대 총장이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며 "교육부에서 배정 받은 정원(200명)에 대한 교육 여건도 갖췄지만, 의대 교수 등의 의견을 참고해 50%가량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역 사립대들은 증원 규모가 2천명에서 다시 1천명으로 감소한다는 기류가 감지되자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의대 정원이 입시생들의 선호도와 학교 브랜드를 높여주는 만큼 배정된 정원을 자진해서 반납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립대는 다른 의대의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학교들은 정원을 확대해도 의대생 교육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원 감축 범위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대구지역 A사립대 관계자는 "의대생 증원에 따른 인프라 확충과 당장 다음달 확정해야 하는 입시요강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율 증원안이 갑자기 부상하자 내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B사립대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각자 대학들마다 입장이 달라 상황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에서는 무조건 자율에만 맡길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세워 놓은 뒤 공론의 장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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