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공백 상황에서 이용 환자 늘어난 대구의료원

의료공백 시작 때보다 외래 33%·입원 6% 늘어
"의료진·시설 보강되면 종합병원급 의료서비스 제공 가능"

전공의 집단 사직 첫날인 20일 대구의료원에 부착된
전공의 집단 사직 첫날인 20일 대구의료원에 부착된 '환자의 권리와 의무' 안내판 앞으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달 30일 대구의료원 본관 1층 외래접수 창구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료를 접수하고 기다리는 환자들이 20명 가량 있었다. 상급종합병원이라면 '파리 날린다'고 할 정도의 방문객이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숫자가 대구의료원을 찾고 있었다. 위장 질환이 의심돼 위 내시경을 받으러 왔다는 한 환자는 "다른 큰 병원보다 훨씬 덜 기다리고 여기 의사들이 그만둔다고 이야기는 안 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고 해서 찾게 됐다"며 "주변 사람들이 '요즘 종합병원에서 진료 받기 힘들다'고 말하는데 대구의료원은 그런 걱정을 덜 하고 찾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촉발된 의료공백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구의료원의 이용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대구의료원은 이를 계기로 의료원의 기능 회복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1일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의료공백이 시작된 지난 2월 20일부터 두 달 동안 입원환자와 외래환자 수를 비교해 본 결과 둘 다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외래환자의 경우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 2월 20일~25일 동안 하루 평균 환자 수가 344명이었으나 두 달 가량 지난 4월 15일~20일에는 458명으로 기간 대비 33.13%(114명) 늘어났다. 입원환자도 같은 기간 하루 평균 265명에서 281명으로 6.03%(16명) 늘어났다.

병상가동률도 크지는 않지만 소폭 올랐다. 2월 20일~25일 동안 대구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은 59.55%였지만 4월 15일~20일엔 63.15%로 3.6%p 상승했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발걸음이 많지 않았는데 의료공백 상황이 된 이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거나 당장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 위주로 대구의료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등 치료가능한 질환이 늘어나고 경북대병원과의 교류를 통한 의료진 확보 등도 대구의료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게 대구의료원의 분석이다.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은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의 경우 최근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공백 등을 이유로 시술이 어려울 경우에 대구의료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아직 만족할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대구시가 대구의료원의 의료진 확보를 위한 예산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통합외래센터와 전환형격리병동시설 건립 등이 추진되면 지금보다는 일반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서비스를 대구의료원이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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