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계 "현명한 판단 기대했지만 실망"·대학 "증원 예정대로 진행"

전공의들 "사법부가 정부에 손 들어줘 씁쓸"

16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이 의료계가
16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이 의료계가 '의대 증원 결정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사건의 법원 항고심 판단 결과를 뉴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두고 지역 의료계와 대학의 반응은 엇갈렸다. 의료계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아 실망한 모습이었고 대학은 결과를 차분히 받아들이고 증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우선 의료계는 예상대로 실망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준엽 대구시의사회 홍보본부장은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필수의료 분야가 오히려 쇠퇴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들면서 대한민국 의료가 후퇴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재 대법원 재항고와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전국 시·도 의사회장과 긴급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협이 전체 의사 회원을 동원해 총파업 등 다른 집단행동을 선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감지된다.

전공의들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핵심 요구사항이던 '의대 증원 백지화'가 요원해진 만큼 이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 또한 희박해졌다. 그나마 줄 수 있던 명분마저 사라져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구지역 한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는 "대부분 전공의들은 법원에서 인용 결정이 나더라도 병원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했던 일부 전공의도 있었다"며 "사법부가 결국 정부의 정당성을 부여해 준 격이 돼 씁쓸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조만간 3개월에 이르면서 이제 '개인의 진로'를 위해서라도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다만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이미 전공의들 사이에서 '이렇게 된 이상 1년 쉬자'는 생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임의로 계약을 완료해 놓은 전공의들 빼고는 돌아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의대가 있는 대학들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며 차분하게 의대 증원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상규 경북대 교무처장은 "예상했던 대로 의대증원 처분 집행정지가 기각이 됐다"며 "의대 증원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 관계자 또한 "정부가 증원을 요청한 대로 관련 절차를 성실하게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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