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석준, '낙천자 입장에서 바라본 국힘 4·10 총선 참패 이유'

"총선 완전히 폭망, 국힘 근본적 탈바꿈 해야"
수도권 당협 되살리고 총선기획단·공관위 역할 배분
현역평가 기준 세분화·사전투표 제도 개선 등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 의원실 제공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 의원실 제공

"4·10 총선 참패는 국민의힘의 공약, 선거 캠페인 등 총체적 부실의 결과물입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 공천 국면, 그에 앞선 지역구 지지기반 다지기 등 3가지 측면을 동시에 보고 원인과 개선점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에서 일했던 홍석준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22일 총선 결과를 두고 "완전히 폭망했다. 다음 총선에서 개선될 수 있을지 우려될 정도"라며 격정을 토로했다.

공천 과정에서 경선 배제되며 재선의 길을 걷진 못했지만 "지난 4년을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미래를 올바르게 끌고 갈 세력이 아니다"면서 "국민의힘이 근본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지역구 지지기반을 살펴볼 때 수도권은 민주당과 비교해 당원, 당세에서 2, 3배 뒤쳐진다"면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없거나 자주 바뀌고 당선 가능성이 없어 '빈곤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당협을 되살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인지도 있는 위원장을 뽑고, 현역의원과 매칭해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도 하도록 해야 한다. 공천 때 반짝해선 지지기반이 생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천 과정도 개선돼야 한다고 홍 의원은 주장했다. 그는 "총선기획단이 선거 전체 방향을 잡고 공천관리위원회는 그걸 집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공관위가 총선기획단을 무시하고 원칙, 기준 없이 짧은 기간 다 하려 하니 주먹구구, 전략공천(국민추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기획단과 공관위 역할 배분을 확실히 하고 기획단이 현역의원 평가, 전략공천 기준 등 큰 틀을 잡아야 한다"고 더했다.

현역의원 평가 역시 의정활동, 지역활동, 국민소통 분야로 구분하고 항목별 평가 지표를 만들어 정량 및 정성 점수를 매겨야 한다는 게 홍 의원 생각이다. 특히 국민소통 분야와 관련, "민주당은 SNS, 방송 활동을 평가 기준으로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렇지 않다"면서 "당의 입장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게 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당의 강세 지역인 영남권 공천의 경우 전국 선거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고, 이들을 경선 후 공식선거운동 기간 대야 맞대응 등 전국 선거 운동에 활용해야 한다고 홍 의원은 제안했다. 또 여의도연구원을 개선, 지지도 여론조사는 물론 정책, 선거 캠페인 등 전반적 전략을 짜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홍 의원은 "종합상황실에 들어간 뒤 유승민 전 의원 활용,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 적극 활용 등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특히 선거기초 자료인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은 선거운동 초반 주도권을 뺏기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 인천 등 당 소속 자치단체장을 활용, 정책협의회 등을 자주 개최해 어젠다를 발굴하고 지역민, 당원들과 소통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선거제도 개편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권 지지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사전투표 제도를 이대로 두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국민주권의 표현인 선거는 '당일'의 판단이 반영돼야 하지만 사전투표는 이보다 앞서 이뤄진다. 그런데 참여자가 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라며 "투표율 제고를 위해 보충적으로 이뤄지는 사전투표가 본투표 비중보다 높아지면 어떡하나. 선거일을 이틀로 늘이는 등 개선 방안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4년간 의정활동을 마치는 홍 의원은 "과거 공무원 시절 구상해 왔던 수많은 사업들이 국책 사업으로 확정됐을 때, 발의한 법안들이 언론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때 보람을 느꼈다"면서 "그간 의정활동을 고려할 때 경선 기회는 부여받을 것으로 확신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앞으로 국회를 떠나더라도 당과 대한민국, 대구를 위해 해야 할 책임에 대해 열심히 하겠다"고 소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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