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을 얘기할 때 흔히 '수도권 쏠림 현상'이라는 주제가 자연스럽게 언급된다. 지방에서 사는 A씨도, 서울에 사는 B씨도 대학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에는 소위 빅5라 불리는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어 한다는 말이다.
지역에 뛰어난 의료진이 근무하는 대학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 서울로 향하는 현상에는 '더 많고, 더 다양한 환자의 사례들을 접했기 때문에 나에게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한다. 그러나 영남대병원 의료진은 "최첨단 장비의 개발과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믿음은 이제 곧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최첨단 장비로 수도권 못지않은 경쟁력
영남대병원은 다종 다양한 진단·치료장비로 수도권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 도입한 모의 치료용 애퀼리언 엑시드 CT(컴퓨터단층촬영)는 AI (인공지능)딥러닝 기술 'AiCE'가 탑재돼 영상을 빠르게 재구성하면서 장기들의 해부학적 경계면을 선명하게 만들고, 극소량의 방사선만으로 빠른 시간에 고화질의 영상을 구현한다. 지능형 AI 시스템이 내재해 더 많은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기능이 고도화된다.
지난해에는 대구·경북 최초로 최첨단 암 치료기인 '하이퍼아크-트루빔 Stx'를 가동했다. '트루빔'은 진보적인 호흡 추적 기술과 영상 유도 기술을 바탕으로 방사선 치료 도중 환자가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더라도 목표로 하는 부위에 집중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4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기다. 이를 통해 환자가 치료를 받으며 움직이지 못하는 데 대한 불편함과 마커 표시로 인해 샤워를 할 수 없는 등 기존의 위생적 불편함도 줄였다.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일체형 암 진단기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를 본격 가동, PET 영상과 MRI 영상 검사의 장점을 모아 악성종양뿐만 아니라 뇌혈관질환, 염증성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높은 정확도의 진단을 이끌었다.

◆AI 접목된 미래 병원의 청사진 그리다
AI 기술이 접목된 미래의 병원 모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어가 바로 '스마트 병원'이다. '스마트 병원'이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치료를 다 받고 현관을 나설 때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특히 진료 절차가 병의원에 비해 복잡한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 검사, 수납 등의 과정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영남대병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 '와이브'(WYVE)를 가동하고 원활한 전산 시스템 운영으로 스마트병원으로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업무 양해각서를 체결,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AI 기반 기술이 적용된 '케어챗' 챗봇이 진료 예약을 돕고, 수납과 위치 안내, 주차 안내와 같은 플랫폼 상에서 이뤄지는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해 긍정적인 환자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영남대병원은 올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서비스로봇 실증사업 주관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사람이 직접 해왔던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이 대체하며, 병원 안에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면서 효율적인 인력 운용과 업무 추진이 가능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동과 '병원 스마트로봇&모빌리티 사업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영남대병원 권역 호흡기 전문질환센터 로비층 입구부터 엘리베이터까지 내원객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체어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실질적인 운영을 시도하는 환자 이송 체어로봇은 질환, 수술 등의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환자가 체어로봇에 착석하면 미리 입력된 목적지로 로봇이 안전하게 주행한다. 물품 이송로봇은 병동에서 입원 중인 환자 혹은 퇴원을 앞둔 환자에게 필요한 약제를 의료진이 원내 약국까지 직접 가지러 갈 필요 없도록 해당 업무를 담당한다.
영남대병원은 앞으로 병원 내 물류 배송 및 환자 이송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총 7대의 로봇을 실제 의료현장에 배치해 로봇·기술 친화적인 병원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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