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어촌지역 최첨병 의료인, 공보의가 사라진다

김하수(가운데) 청도군수가 15일 군수실에서 신임 공중보건의 복무 신고식을 받고 있다. 청도군 제공
김하수(가운데) 청도군수가 15일 군수실에서 신임 공중보건의 복무 신고식을 받고 있다. 청도군 제공

"의정 갈등의 여파로 가뜩이나 보건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지자체들의 의료공백이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공보의 여러분들이 청도군을 의료 복무지로 선택해서 감사하고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15일 오전 청도군청 군수실에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 신고식이 진행됐다. 이날 신규 임용자 4명과 타 시·군 전입자 4명 등 모두 8명(의과 3명, 치과 2명, 한의과 3명)의 공보의가 참석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5명이 경북대, 영남대, 대구 한의대 등 대구경북 소재 의대 출신이고, 전입한 공보의들의 경우 청송이나 울릉, 여수 금오도 등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하다 청도군으로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선 지난 4일에는 전체 12명(외과 6명, 치과 2명, 한의과 4명)의 공보의가 복무기간(3년)이 만료돼 청도군을 떠났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8명의 공보의만 배치돼 결국 청도군에는 4명의 결원이 생겼다.

앞으로 의정 갈등이나 공보의 처우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농어촌 지역에서 공보의 붙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질 전망이다.

청도군의 경우 군 보건소와 8개 읍·면 보건지소, 군립노인병원, 대남병원 등지에 적어도 1명씩의 의과 공보의가 전담 및 배치돼야 한다. 하지만 결원사태로 공보의 1명이 2, 3곳을 돌아가며 맡는 순회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의료계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파업'으로 대형 병원에 공보의들이 대거 파견되면서 생긴 지방의 진료 공백도 문제지만, 공보의 복무 자체를 기피하는 구조적인 요인이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병의 2배 이상인 복무 기간 나아지지 않는 처우 문제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육군 일반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지만, 공보의는 36개월이다. 월급 또한 병사는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최근 2년 사이에 부쩍 올라 165만원(병장)이지만 공보의는 206만원(일반의)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이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공보의 복무 신고식을 통해 "의사 면허는 단순한 직업적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의미한다"며 "복무기간 동안 청도군의 최첨병 의료인으로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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