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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서 한 달 새 농기계 사망사고 잇따라…대책 시급

굴착기 전도·SS기 저수지 추락…비탈길·노면불량 등 위험 환경 원인

지난달 11일 청송군 현동면 개일리 장박골 저수지에 농업용 SS기가 추락해 68세 남성이 사망했다. 매일신문 DB
지난달 11일 청송군 현동면 개일리 장박골 저수지에 농업용 SS기가 추락해 68세 남성이 사망했다. 매일신문 DB

한 달 사이에 경북 청송에서 농기계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농민들이 본격적으로 농번기로 접어들면서 농기계 취급이 잦아졌는데 수십 년 동안 익숙했다고 여긴 농기계가 오히려 그들의 생을 앗아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7일 오전 7시 41분쯤 경북 청송군 현서면 두현 2리 한 과수원에서 "농기계에 사람이 깔렸다"는 긴급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 구조대는 전도된 굴착기(소형 포크레인) 아래 깔린 73세 남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심폐소생술은 시행되지 않았고, 오전 8시 31분쯤 경찰에 사건이 인계됐다.

이날 사고는 비탈길에서의 노면 불량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고인은 굴착기를 이동시키던 중 중심을 잃고 차량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그대로 깔린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다. 청송군 현동면 개일리 장박골 저수지에서 농업용 SS기(방제기)가 추락해 68세 남성이 숨졌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 "기계가 저수지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 구조대는 잠수장비를 이용해 A씨를 인양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사고 발생 시각은 낮 12시경으로 추정되며, 물 채우기 작업 중 차량 한쪽 타이어가 탈선해 그대로 저수지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는 오후 3시 22분까지 인양 작업을 완료했고, 심폐소생술은 역시 유보되었다.

두 사망사고의 공통점은 뚜렷하다.

모두 고령 농민이 혼자 작업 중에 지형이 비탈지이거나 불안정한 토질이었으며 장비는 장비를 사용하다가 사고가 난 점이다. 이번 사고가 단순한 개인 부주의로만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 농촌분야 전문가들의 공통적 생각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전국 농촌에서 농기계 사고가 5천907건 일어났고 이 사고로 39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계 사고에서 가장 비율이 많이 차지하는 것이 끼임사고로 35.5%이며 청송처럼 전복·전도사고가 28%,교통사고 20%, 낙상·추락 7%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도 고령자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고령자가 홀로 작업에 나섰다 변을 당하는 일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기계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지역은 경북으로 1천487건, 경남 1천3건, 전남 697건, 충남 501건, 경기 492건 순이었다.

청송군 관계자는 "고령 농민이 많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대신 농사를 지어주는 위탁경영을 권장하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의 안전관리 체계 마련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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