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에는 미국의 과거와 현재가 나타나 있다. 1776년 독립 당시의 13개 연합 주(州)는 바탕의 가로줄 개수이며 50개의 별은 현재 연방 주 숫자를 나타낸다. 알래스카 편입이 그렇듯 별은 더할 수 있으니 미국의 성조기는 완성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하며 발표하는 무소불위 정책들에서 세삼, 미국의 중심 워싱턴 '내셔널 몰'의 강력한 축(軸)과 건축들을 떠올리게 한다.
◆워싱턴D.C. 내셔널 몰(National Mall)
미국 독립행정 수도 워싱턴D.C. '내셔널 몰'은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정치의 중심이다. 초대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아메리카 대륙 발견자 '크리스토프 콜럼버스' 이름을 앞세운 '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 를 줄여서 '워싱턴, D.C.'라 부른다. 이곳에는 미국 국회의사당과 백악관, 연방 정부 관청과 국제기구, 각국 대사관, 국가 기념관 박물관들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건국의 기초를 세우고 독립선언을 발표한 북동부 도시 필라델피아 대신, 남부에 치우친 포토맥 강 유역(메릴랜드 주, 버지니아 주 사이)에 새 수도를 건설한다. 프랑스 도시건축가 '샤를 랑팡'이 설계(1791년)한 도시에는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중심으로 미국을 상징하는 '내셔널 몰(National Mall)'을 가장 먼저 구축한다.
도시계획은 베르사이유 바로크 형식과 개선문 방사형 가로 축을 표방하며 특히 '내셔널 몰'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거대한 가로, 광장의 도시 축(軸)이다. 국회의사당에서 링컨 기념관까지 3,5km의 동서 축, 백악관에서 제퍼슨 기념관까지 1,5km 남북의 2개축이 교차한다.

◆워싱턴 기념비 (Washington Monument)
동서 남북 2개 축의 중심에는 '워싱턴 기념비'가 솟아있다. 높이 169m(555ft) 기념비는 에펠탑 이전까지 세계 최고 높이였고 지금도 최고의 석조구조물이다. '기념비를 초과할 수 없는 높이 제한으로 워싱턴에는 고층 건물이 없다'는 해설은 기념비의 상징성 절대성을 돋보이게 하는 말들이다. 이집트 전승기념비 오벨리스크를 크게 확대한 워싱턴 기념비는 아메리카의 문화 역사와 상관성이 없는 힘을 과시하는 랜드 마크일 뿐이다.

초대 건국 대통령의 기념비는 1848년 착공했지만 남북전쟁과 정쟁, 제정문제로 37년이 지난 1885년에 완성되었다. 아래 위가 다른 표면 마감에는 오랜 공사중단의 흔적이 나타나 있다. 1층 홀 벽면에는 세계 188개 나라에서 기증한 기념 석으로 채워져 있으며 고속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와 강을 바라보게 된다.
이 곳의 압권은 서쪽 링컨 기념관 방향으로 조성된 드라마틱한 물의 공간이다. 영화 '프레스토 검프'에서 톰 행크스가 첫사랑 제니를 만나는, 히피들의 반전 집회 장소로 등장한다.


◆미국 연방 국회의사당 (United States Capitol)
미국의 상징으로 가장 먼저 1800년에 건립한 국회의사당은 신고전주의 건축(설계, 윌리엄 손튼)이다. 당시에는 그리스 로마 건축양식을 재생한 신고전주의(Neoclassical) 건축의 흐름이었다. 민주 공화주의 이상의 표방, 문화 역사를 시작하는 독립 신흥국가는 유럽의 건축양식을 표방하였고 보스톤의 아이비리그 대학 건축들도 그러했다.
1812년 영미전쟁에서 영국은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가장 먼저 불태웠다. 이후 역사의 변화와 함께 증축 변경을 거쳐 미국의 상징건축이 완성되어왔다. 중앙 돔(Capitol Dome. 높이 88m) 을 중심으로 북쪽 상원의회 남쪽 하원의회 양쪽 날개 건물로 완성이 되었다. 중앙 홀 로툰다는 국가 명예적 공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도 여기서 열렸다.

◆백악관(White House)
백악관은 워싱턴 기념비와 제퍼슨 기념관에 이르는 내셔널 몰 남북 축의 출발점이다. 포토맥 강변 습지위에 지어진 백악관은 당시 공사가 늦어져 워싱턴 대통령은 정작 입주도 못해보고 임기가 만료되어 버렸다. 목재로 지어진 백악관은 영미전쟁 중 국회의사당과 함께 전소되고 철 구조로 재건되었다.
석재 외장이 나중 흰색 페인트로 칠해지면서 '백악관'으로 불리게 된다. 오늘날의 백악관은 재클린 케네디 영부인 시절 화려한 프랑스풍으로 개조하며 장미정원으로 조성하였다. 정면의 '프레지던츠 파크'는 공식 기자회견에 등장하는 정원이다.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인 백악관 기능은 3영역으로 구분된다.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와 회의실은 웨스트 윙, 영부인 사무실과 접견 공간은 이스트 윙, 가족주거는 레지던스 공간으로 구분되어있다. 우리나라의 청와대, 용산, 한남동 처럼 이동은 있을 수가 없는 원칙이다.

◆링컨기념관(Lincoln Memorial)
동쪽 국회 의사당에서 출발한 3,5km의 내셔널 몰의 서쪽 종점은 링컨기념관으로 보이지 않는 거리지만 두 건물은 상징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파르테논 신고전주의 기념관의 36개 외부 기둥 숫자는 링컨 사망 당시의 36개 주를 말하고 있다.
실내 중앙에는 링컨 조형상이 앉아있으며 벽면에는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과 취임 선언문이 영원히 국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링컨기념관 (설계: 헨리 베이컨)은 국민이 좋아하는 건축물 7위에 선정되었다. 헬레니즘 건축공간의 조화로움, 링컨 상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 노예 해방 대통령의 진실한 연설문이 방문객 가슴에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 한국전쟁 메모리얼(War Memorial)
내셔널 몰에는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를 비롯, 베트남 전쟁과 한국전쟁 메모리얼 등 전쟁 추모 공간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미국 메모리얼 데이는 5월 27일이며 이때쯤이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1981년, '베트남 전쟁 메모리얼' 설계 공모 당선 작가는 예일대 중국계 여학생 '마야 린' 이었다. 예리하게 파여진 V자형의 땅, 한쪽은 링컨 기념관을 다른 쪽은 워싱턴 기념비를 향하며 전쟁의 상처를 표현한다. 희생자 이름이 새겨진 벽을 바라보며 서서히 땅의 아래(3,2m)로 내려가 다시 서서히 땅의 위에 이르게 한다. 힘차게 과시하는 내셔널 몰의 건축에서 유일하게 땅의 아래로 숙이는 것은 패배한 전쟁의 표현일까? 지극히 단순한 메모리얼은 미국 유명 건축물 top10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 조형'은 19명의 용사들이 우의를 입고 전장을 헤쳐 나가는 사실적 형상이다. 미국 땅의 전쟁 메모리얼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조형물로 꼽힌다. 전사자 이름이 세겨진 추모 벽면은 말하고 있다. '우리는 한 번도 알지 못했던 나라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수호하라는 부름에 응한 전쟁을 6,25전쟁이라 말한다. 또한 강렬한 교훈을 던지는 말이 새겨져 있다.'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최상대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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