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타인을 위해 생명을 나눈 영웅들이 존재합니다"
지난 4월 11일 대구 달성군 천내중. 장기기증 활성화와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이 열렸다. 생소한 주제를 접했던 학생들은 장기기증이야말로 인간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나눔이라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코다)은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일반인 대상으로 '생명나눔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2019년 1기를 시작으로 현재 4기까지 수료했고, 전국에 162명의 강사들이 청소년 등에게 교육을 펼치고 있다. 2023년 기준 739곳 학교에서 강의가 이뤄졌으며, 누적 수강생은 24만307명에 달한다.
이날 천내중 전교생 2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에서는 장기기증 개념부터 ▷뇌사 개념 ▷뇌사와 식물인간 차이 ▷실제 장기기증 사례 ▷기증자 예우 등이 다뤄졌다.

기자가 찾은 천내중 3학년 3반 교실. 모니터에서 장기기증자의 생전 영상이 나오자 22명의 학생 모두 말없이 화면을 응시하며 집중했다. 일부 학생은 기증 절차 등을 꼼꼼히 메모하기도 했다.
3학년 남혜인(16) 양은 "한 명의 장기기증으로 최대 9명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새 생명을 심어주신 수많은 기증자분께 감사와 애도를 표하고 앞으로 살아갈 우리 모두가 이들을 영웅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준우(16) 군도 "장기기증은 의학 드라마에서나 접해봤는데 그 숭고한 의미와 기증자 예우들도 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당연시 여겨지던 내 몸속 장기들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내어주는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다"고 했다.
생명나눔강사들의 교육은 실제로 장기기증 문화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3월 25일 경주 효청보건고에서 교육을 받았던 엄태웅(17) 군은 수업 이후 부모님께 장기기증 의사를 전했다. 그러다 올해 1월 9일,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태웅 군은 5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이윤정 생명나눔강사는 "남편이 장기구득 코디네이터인데, 환자 보호자들께서 너무 불편해하지 않아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강사 일을 시작했다"며 "장기기증 교육이 이뤄지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부족한 현실이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가족과 기증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강사로서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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