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론〉
매일
시를 읽는 왕과
시를 읽는 법관과
시를 읽는 환경론자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꽃처럼 번지는 슬픔을 읽을 수 있다면
마른 뿌리를 흔드는 빗물처럼
모든 피어나는 것들에
손 내밀 수 있다면
누구나 시인이다
정의다 바다다
<시작 노트>
낡은 차를 타고 집을 나서다가 생각했다. 나는 왜 이 길 위를 달리는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대로 설 수 있는가. 간밤에, 바다가 갈라지고, 들판이 무너지는 것 같은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신기한 일이다. 보행자는 신호등에 맞춰 길을 건너가고 빵집 아저씨는 흰 모자를 쓰고 가게 문을 열고 있으니 말이다. 이 평온은 무엇인가. 꿈인가. 우리 모두 하루에 한 편씩의 시를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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