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경원, '웰빙농성' 지적에 "꼭 단식·삭발해야 하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본관에서 6박 7일간 숙박 농성을 진행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민의를 모으는 국회에서 여당이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나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농성을 돌입한 이유를 국회 법사위원장과 김 총리 관련 의혹 등 2가지로 설명했다.

나 의원은 "국회의 오랜 관행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다른 당이 하는 것"이라며 "18대 국회 때는 민주당이 80석밖에 안 됐는데도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에게 줬다"고 했다.

이어 "의회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자유주의와 헌법 가치를 지키는 데 가장 핵심"이라며 "그걸 말씀드리고 싶어서 농성에 들어갔다"고 했다.

나 의원은 김 총리에 대해 "같이 정치하는 분이라서 웬만하면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의혹이) 좀 심하더라"며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라서 저희로서는 도저히 그냥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총리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국무총리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또 나 의원은 일각에서 농성을 두고 '웰빙 농성'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은 텐트에 있는 모습과 선풍기를 쐬며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가 놓여 있는 모습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해 여권과 더불어 일부 야권 측에도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지난 2일 "농성이라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수 있어야 하는 그런 절실함, 절박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노숙 단식을 한다던지 삭발을 한다던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또 "'이 뙤약볕 아래 저렇게 더운 데서 정말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구나.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거대입법권력 민주당 얘네들도 해도 해도 너무하구나.' 이렇게 국민 여론이 형성돼 줘야 야당은 야당답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나 의원은 "농성하면 반드시 단식하고 삭발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항의의 방법과 수준과 단계는 다 가지가지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지금 너무 뭐가 수단이 없어서 못 하지만 적어도 이런 의사를 강력히 표시하려고 한다는 일종의 야성을 보여주는 것 자체도 저희를 지지하는 국민이나 당원들에게 다시 우리 당의 신뢰를 받게 되는 그런 틀이 될 수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가 일주일 만인 지난 3일 농성 중단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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