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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관련 FBI 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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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이후 봉인 23만 쪽 분량
성적 일탈 의혹 자료 포함 가능성
국가정보국, 유족 우려 속 공개
'엡스타인 스캔들 덮기' 해석도

올해 1월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사람들이 워싱턴 D.C에 있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기념관 옆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1월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사람들이 워싱턴 D.C에 있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기념관 옆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21일(현지시간) 마틴 루서 킹 주니어(1929∼1968) 목사 암살과 관련된 23만 쪽 이상의 FBI 기록 등을 공개했다. FBI는 1950~60년대 킹 목사의 전화 통화 도청까지 하며 그의 관련 파일을 보관했다. 냉전 기간이던 당시 FBI는 킹 목사가 공산주의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봤다.

로이터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196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민권운동을 비방하려 감시를 일삼았던 FBI의 기록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웹사이트에 새로운 탭이 열리면 더 많은 파일이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미국민은 거의 60년간, 이 민권운동 지도자의 암살에 관한 연방정부의 전면적인 조사 기록을 기다려왔다"며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한 최소한의 편집만을 했다"고 밝혔다.

문서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1977년 이후 봉인돼왔던 자료들이 대상이다. 침례교 목사였던 킹 목사는 흑인 평등권을 위한 비폭력 캠페인을 펼치며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던 터에 1968년 4월 4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인종차별주의자였던 부랑자 제임스 얼 레이(복역 중 1998년 사망)의 흉탄에 숨졌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에 모인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에 모인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그러나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 앞서 언론들은 킹 목사 유족들의 우려를 전했다. FBI가 킹 목사를 감시하면서 수집한 성적 일탈 의혹 관련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문서 공개는 전체 역사적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아버지는 생전 FBI 존 에드거 후버 국장의 인권 침해적이며 불온한 감시의 지속적인 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개 시기가 미묘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성년자 성범죄로 수감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 관련 자료 은폐 의혹 등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도 진상 규명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로 킹 목사 관련 문서 공개를 악용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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